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남부 오데사에서 벌어진 중앙정부 지지파와 분리주의 세력 간의 유혈 참사와 관련 러시아는 현지 러시아 주민들로부터 개입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동부지역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맞섰다. 실제로 이날 동부 곳곳에서 양측의 무력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면서도 현지 러시아계 주민들의 도움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드미크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공보비서는 기자들에게 “(현지) 주민들이 완전히 절망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다수가 러시아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요청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모두 보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은 우리에게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페스코프 공보비서는 “러시아는 이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분리주의 세력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설득할 수 없어 그들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분리주의 세력 축출 의지를 재확인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작전은 새벽에도 계속됐다.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대터러센터 수장인 바실 크루토프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도네츠크 등 동부지역에서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곧 진압될 폭동이 아니라 사실상 전쟁이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오데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나온 다음 날인 3일에도 동부에서 분리주의 민병대를 진압하는 작전을 지속했다.
아바코프 장관은 이날 새벽부터 도네츠크주의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에서 진압 작전을 벌여 방송국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 충돌로 인해 최소 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독일 DPA 통신은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병원 관계자 말을 인용 사망자가 최소 5명이고 부상자는 17명이라고 보도했다.
또 슬라뱐스크 외곽의 안드레예프카 지역에서 극우민족주의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10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당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오데사에서 빚어진 유혈 참사의 책임을 둘러싼 비방전도 이어졌다.
페스코르 크렘린궁 공보비서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은 이번 유혈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러시아가 폭력사태를 촉발시켰다고 책임을 러시아에 떠넘겼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카네리나 코사레바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친러 시위대가 인근 국가로 피신한 빅토르 야뉴코비치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오는 5일까지 이번 참사를 추모하는 기간으로 선포해 주민들은 참사가 빚어진 오데사 시내 노조 건물로 모여 헌화하고 초를 밝히면서 추모했다.
전날과 달리 이날은 별다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으나 일부 주민은 “오데사는 러시아 도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