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라는 다소 극단적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유는 너무나 많은 리더들이 너무나 많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 교수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수의 리더들이 한쪽 방향으로 지나치게 쏠릴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무엇일까. 자신이 해 왔던 업무 방식에 대한 확신 때문에 시시콜콜 팀원들의 업무방식에 참견한다는 점이다. 저자의 메시지는 조력자나 조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작업에 참견하기보다는 부하들의 업무 수행을 용이하게 도와주라는 것이다. 팀원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그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얘기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 보자. 유능한 프로그래머 출신의 댄이란 인물이 있다. 그는 팀장이란 직책을 맡기 시작한,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한 사람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IT(정보통신) 업무를 몹시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가 팀원을 이끄는 리더의 자리에 서게 되었을 때 저자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 이런 상황은 댄뿐만 아니라 자신의 업무에서 유능한 전문가로 활동했던 다수의 리더들이 만나는 상황이다. 저자의 조언은 이렇다.
“일단 승진하면 당신은 더 이상 자신의 전문 기술에 의존할 수 없어요. 당신이 속한 환경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더 이상 기술자가 아니에요. 이제 당신은 팀을 관리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해요.”
그런데 의외인 건 이처럼 변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리더들이 드물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조언대로라면 열심히 일해 왔던 자신을 포기하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점점 더 일을 적게 해야 하지만 이런 선택이 쉽지 않다. 대개는 리더들이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게 된다. 역설적으로 더 많이 하면 할수록 리더들은 새로운 업무를 진행하는 대신 ‘과거의’ 업무에 계속 얽매이게 된다.
모두 9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리더가 효과적으로 일을 덜 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굵직한 제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 책의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 당신의 문제를 직시하라. 최종 목표에서 시작하라. 더 신뢰하라. 통제를 완화하라. 상대를 부드럽게 압도하라. 성과 목표를 무시하라. 이익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마라. ‘Do Nothing’을 실천하는 리더들.
지나치게 개입하는 습관으로부터 벗어나길 소망하는 리더라면 5가지 방안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 자신이 아닌 부하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일, 자기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는 일, 사회심리학자처럼 팀원들의 행동을 예측하려고 애쓰는 일, 그냥 듣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방금 들은 말을 당신에게 다시 말해도 되겠습니까”라는 말로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일 그리고 발코니에 서 있는 것처럼 마치 CEO인 것처럼 행동하기를 들 수 있다.
이 책은 리더가 되면 누구든지 통제 강도를 높이려는 본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방향으로 달려가게 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젊은 리더들이 통제 강도를 높이는 성향이 강하다. 통제 강도를 높이는 것이 최선책이 아님과 그 해결책을 잘 정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