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의 신용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수요가 우량물(AA 등급 이상)로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우량물과 비우량물(A등급 이하) 간 금리스프레드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회사채 발행에서 우량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3분기 66.8%, 4분기 80.0%로 오름세를 보이다 올해 1분기에는 81.9%로 추가 상승했다. 지난해 동양그룹 부실 사태 등으로 회사채 수요가 우량물로 집중된 탓이다.
우량물 수요 편중 현상은 유통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전체 거래량 중 우량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3분기 82.0%에서 4분기 89.6%, 올해 1분기 89.9%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거래량 중 비우량물 비중이 약 1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가 부진했다.
우량물과 비우량물 간 금리스프레드도 크게 확대됐다. 회사채 A-등급과 AA-등급 간 금리스프레드는 2013년 6월 말 76bp에서 2014년 3월 말 현재 98bp를 나타냈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회사가 원리금상환을 보장하는 형태로 연결돼 있는 경우 발행자의 원리금상환 실패 시 그 부담이 금융회사로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BCP는 2012∼2013년 중 34조3000억원이 순발행되면서 전체 CP 잔액 대비 비중이 2011년 말 50.3%(43조8000억원)에서 2013년 말 62.0%(78조1000억원)로 상승했다.
한은은 “ABCP에 대한 잠재리스크 점검 결과 ABCP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정기예금-ABCP는 리스크가 거의 없으나 CDS-ABCP는 만기불일치와 레버리지 리스크에, PF-ABCP는 신용 및 만기불일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