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사과문 시기
박근혜 대통령의 29일 대국민 사과는 재난 사고 발생 14일만으로 역대 대통령들에 비하면 늦은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에 사과하면서 대형참사가 발생했을 때 역대 대통령들의 사과 시기와 방식이 시선을 끌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9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993년 10월10일 서해 훼리호 사고가 나자 발생 8일 만인 18일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해 "새 정부 출범 이래 대형안전사고가 수차례 발생하고 있는데 대해 국민 앞에 거듭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이듬해 10월21일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나자 사흘만인 24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해 "이번 사건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 여러분께 이 사건으로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6월 30일 경기 화성 씨랜드 화재 사건으로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이 숨지자 곧바로 다음날인 7월 1일 합동분향소를 찾아 "대통령으로서 미안하다"고 유족들에게 사과한 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화재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을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고발생 사흘만인 2월 21일 대통령직 인수위 회의에서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 하늘을 우러러 보고 국민에게 죄인된 심정으로 사후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지은 천안함 침몰사태 당시 대국민사과는 하지 않았다.
다만 사고 발생 24일이 지난 2010년 4월19일 희생장병을 위한 라디오·인터넷 추모 연설을 통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받을 수 있을지"라며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대형 재난을 관리하는 부처인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