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첫 단추로 꼽히는 외환은행 카드사업 분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가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당국의 심사가 더 깐깐해진 데 이어 주력 개열사인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미래저축은행에 투자해 손실을 입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이 새로운 걸림돌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카드 분사 승인을 계속 지연하면서 간접적으로 김 행장의 퇴진을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오는 30일 열리는 정례회의에 외환은행 카드사업부문 분할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두 은행 간의 실적차도 부담이다. 5년 독립경영을 주장하고 있는 노조의 반발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외환은행은 판매관리비 및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에 따라 7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49.7% 증가한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국민행복기금 손상차손과 KT ENS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순이익이 12% 줄어든 2002억원에 머물렀다.
김종준 행장 중징계 이후 하나은행 내부통제와 실적,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한조 행장이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김 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카드 분사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해 온 걸로 안다”며 “그런데 외부가 아닌 내부 변수 때문에 인가가 지연되고 있어 김 행장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