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의 전기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비로는 3.9% 성장해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건설 및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증가와 수출 호조에 따른 것이다. 또 경기는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있지만 내수와 직결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GDP(속보치)가 전기비 0.9% 늘었다고 24일 발표했다. 앞서 분기 성장률은 8분기 연속 0%대에서 움직이다가 작년 2, 3분기에 1.0%와 1.1%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작년 동기비로는 3.9% 늘었다. 이 증가율은 2011년 1분기(4.9%)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번 GDP 증가율은 수출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및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큰폭으로 늘어난 데 힘입었다”며 “다만 민간소비 증가율이 낮아지고 설비투자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건설의 호조로 4.8%나 늘어 작년 4분기의 감소세(-5.2%)에서 벗어났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민간부문의 연구개발(R&D)투자를 중심으로 7.5% 증가했다.
수출도 전기 및 전자기기, 석유제품 등이 호조를 보여 1.7% 늘었다. 다만 수입은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0.5% 감소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자동차 등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 0.3% 증가했으나 전분기(0.6%)의 2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정 국장은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고 오히려 추가납부가 발생해 약 5800억원의 가계소득 감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이 0.2%포인트 있고 따뜻한 날씨로 난방수요가 준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가 부진해 -1.3%를 기록, 5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으로 인한 내수 위축 우려에 대해서는 “재고를 제외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1.1%, 수출은 0.9%여서 내수와 수출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을 동반 견인했다”며 “내수가 위축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경기회복 기조에 대해서는 “올 한은 GDP 성장률 전망치는 상반기 3.9%, 하반기 4.0%로 예상한 경기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4.0%)도 유효하다”며 “다만 향후 세월호 참사가 소비심리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보겠다”고 정 국장은 말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서비스업·건설업이 모두 증가했다.
제조업은 전기 및 전자기기, 금속제품, 석유제품 등이 늘어나면서 2.1% 올랐다. 서비스업은 음식숙박이 부진했으나 보건 및 사회복지, 운수 및 보관 등이 늘어나면서 0.6% 성장했다. 건설업도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이와 달리 전기가스수도사업은 따뜻한 날씨로 난방용 수요가 줄어 4.5% 감소했다. 농림어업도 양돈, 육우 사육두수 감소 등으로 4.3% 하락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에 비해 0.7% 늘었다. 이는 전분기(0.8%)보다는 0.1%포인트 낮으나 전년동월비로는 4.6%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