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세월호 참사... 잔인한 4월

입력 2014-04-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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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이다.

여객선 침몰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의 빈소가 마련된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

불과 며칠 전 평범한 일상속에서 등굣길에 나섰던 학교가 지척이다. 햇살도 바람도 일상의 오후와 같은데 모든 것이 달라졌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렇게 빈소 앞에는 진달래가 속절없이 피어 있다.

아들의 사고 소식에 생업도 버리고 진도로 달려갔다.

“단원고 우리 승묵이를 지켜주세요.”

안산을 떠나며 운영하는 슈퍼마켓에 남긴 글이다.

실종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승묵군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가게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이웃이 슈퍼마켓으로 다가왔다.

“촛불 끄지 말라고 했는데….”

혼잣말을 하며 슈퍼마켓 앞에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촛불에 조용히 라이터를 갖다 댔다.

학생들의 귀환은 이웃에게도 절실했다.

“안산은 작은 도시여서 한 명 건너면 다 아는 학생들이에요…그런데…”

안산 중앙역 앞에서 실종 학생들에게 전하는 글을 남기던 한 시민이 끝내 말을 잇지 못한다.

한 초등학생은 자신의 친척 언니도 실종됐다며 울먹였다.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시민들이 안산 화랑유원지에 모였다.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있었다.

작은 촛불은 이내 수천개가 되어 어둠을 밝혔다.

불빛은 희망의 남풍을 타고 진도 앞바다 세월호까지 전해질 것이다. 친구들의 기원은 간절했다.

‘과제, 꼭 돌아오기, 죽지 말기’

‘우리 먹보 언능 와야지? 조심히 꼭 돌아와야 해! 기다리고 있을게!♡’

‘2-1반 전원 무사귀환하도록! 꼭 돌아오도록!’-UJ

‘살아서 볼 수 있겠지…? 웃으면서 보자…몸 잘 챙겨’

‘우리 형, 누나 보고 싶어. 제발 돌아와줘’-연극부

친구들이 남긴 빈자리를 남아 있는 친구들이 희망으로 채우고 있다.

대한민국이 기다리고 있다.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

찬란한 4월의 봄도 다가올 5월의 신록도 모두 그대들의 것이었으니

어서 돌아와 이를 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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