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전염병
동남 아시아의 산지에서 발생한 바나나전염병이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여성들의 다이어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파질 두순셀리 농업 담당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바나나 뿌리에 피해를 입히는 토양 중의 진균 '파나마병 TR4'가 바나나 품종 캐번디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품종은 북미 유럽 등 수입국에 대한 공급량의 약 95%를 차지한다. 바나나전염병 TR4는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 중남미 수출국으로는 전염되지 않겠지만 요르단과 모잠비크 등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확인, 아시아 이외 지역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바나나전염병 TR4는 한번 걸리면 수년 내에 바나나 농장 전체를 고사 상태로 만들어버릴 만큼 파급력이 크다. 이 곰팡이균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이나 농약도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CNBC는 바나나전염병 확산으로 바나나가 지구상에서 멸종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바나나전염병이 확산하자 최근 바나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를 인용, 지난 2월 바나나의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이 파운드당 59.9센트로,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작년 10월의 56.6센트에 비해 2.2%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바나나 수출 가격도 지난 3월 t당 966.85달러로 18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바나나전염병에 따른 가격 상승은 바나나 소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나나는 일상식은 물론 다이어트식으로도 각광받고 있기 때문.
한때 할리우드 스타들과 일본 및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는 바나나 다이어트 붐이 일었다. 바나나의 칼로리는 100g당 90kcal로 높은 칼로리에 비해 지방이 적기 때문. 바나나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프락토올리고당이 풍부해 변비 완화에도 효과가 있으며, 칼륨도 풍부해 나트륨 배출과 뇌졸중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나나 전염병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뛸 경우 바나나가 '황제 다이어트' 식품으로 격상하는 셈이다. 황제 다이어트란 탄수화물을 배제한 쇠고기 식단으로 살을 빼는 방법을 말한다. 비용 부담 때문에 황제 다이어트로 불린다.
일부 네티즌은 "바나나 전염병 때문에 바나나 우유값도 오르는 거 아니야?" "바나나 전염병이 그렇게 심각한거구나" "요즘도 바나나 다이어트 하는 사람이 있나?" "이것저것 다 해도 살이 안 빠져서 바나나 다이어트 해보려고 했는데" "바나나 전염병 때문에 바나나 값이 뛰다니...말도 안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