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대통령 명령’도 안 듣는 사고대책본부

입력 2014-04-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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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들, 정부 구조활동에 불신 여전

정부가 세월호 구조작업과 관련한 중요한 사실을 실종자 가족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만을 알려 비판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현장을 방문해 “구조현장의 소식을 가족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라”는 ‘명령’을 어긴 셈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구조활동에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용욱 해경 정보수사국장은 이날 오전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내부의 사망자 3명이 발견됨에 따라 향후 수색작업 방향을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유리창을 도끼로 깨고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배가 왼쪽, 진입로 방향으로 넘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범부처사고대책본부가 진도실내체육관, 진도군청 등에서 실시한 브리핑 내용에 빠져 있는 내용이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에어포켓이 사라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실종자 가족이나 사고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다. 선체의 방향이 바뀌면서 떠오른 시신이 조류에 밀려 유실될 우려도 있다. 민간 잠수요원들이 3일간 확보한 선체진입로도 사실상 사라져 다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민감하고 중요한 사항을 숨기려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배가 넘어졌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실종자 가족은 “뒤집어져 있던 배가 옆으로 기울었다면 내부 에어포켓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진입로 뚫는 데 3일 걸렸는데 어느 세월에 또 할 수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하다. 이날 해경이 구조작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공개한 수중수색작업 영상을 공개했지만 “캄캄한 새벽 시간에 촬영한 영상을 가져와서 구조작업에 대한 핑계를 대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영상은 이날 오전 4시부터 1시간 동안 촬영됐다.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체육관에 설치된 대형 CCTV 상황판도 가족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구조가 이뤄지는 현장을 확인할 수 없고, 화질이 낮은 탓에 뿌연 안개 속처럼 형체분간이 쉽지 않기 때문. 한 학부모는 "아이들 시체를 감춰놓고 '쇼'하는 것 아니냐. 아이들을 내놓아라"며 정부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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