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체감하는 주택경기가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전국 주택경기실사지수(HBSI)를 보면 서울이 133.3으로 지난달보다 39.1포인트나 하락했다. 경기와 인천도 각각 134.2와 116.7로 전월보다 28.4p, 21.1p 하락했다.
지난 2월 정부가 전월세 과세 정책을 담은 임대차 선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관망세로 전환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사업환경지수는 건설사가 체감하는 주택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경기가 좋아진다고 예상하는 건설사가 많음을 의미한다.
분양계획 기대치는 131.7(8.8p↑)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산연은 그러나 분양실적지수가 137.6로 1.9p 하락하고, 미분양 지수가 49.0로 10.2p 상승해 분양시장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국 미분양 물량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미분양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하면서 미분양 우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전월세 대책이 기존 매매시장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가파르게 상승했던 주택시장 기대감이 잠시 주춤하고 당분간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소속된 500개 이상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53%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신규 분양시장(27%)과 재건축시장(14%) 보다 기존 매매시장(59%)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많았다.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의 향후 방향성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5%가 세부담 완화 등 임대인 지원이 확대되야 한다고 답했고, 시장 투명성 확대 및 임차인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이 33%를 차지했다.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분양시장의 열기마저 사라지면 자칫 다시금 침체 분위기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시장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