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술주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미련을 끊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종목은 물론 인터넷주와 생명공학주 등 여러 부문에서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IPO 기업에 투자할 때는 기업가치가 최소 5000만 달러(약 520억원) 이상인 종목에 주목하고 전통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등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술주 투자자들을 위한 생존 비결을 제시했다.
기술주 IPO에 주목하는 투자자는 닷컴버블 시절 장난감 온라인 판매업체 이토이즈(EToys) 악몽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WSJ는 전했다. 이토이즈가 지난 1999년 5월 IPO를 실시했을 당시 공모가는 20달러에 달했고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네 배나 치솟았다. 그러나 이토이즈는 치솟는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01년 부도가 났다.
뉴욕대의 애스워드 다모다란 교수는 “어떤 기업이 시장의 흐름을 포착했다 하더라도 성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단지 최근 흐름에 발맞춘 기업이라고 맹목적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대의 제이 리터 교수는 “IPO 당시 기업가치가 최소 5000만 달러를 넘었던 기업이라면 주가 등락 폭이 그나마 전체 증시 흐름과 비슷하게 가지만 그 미만인 기업은 증시보다 못한 상승 폭을 보였다”며 “이런 흐름은 2000년대는 물론 1980년대와 90년대에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생명공학주는 지난 1년간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지난 2월 25일 사상 최고치를 찍기까지 12개월간 87%나 뛰었다. 그러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기대로 그 이후 지금까지 약 21% 하락했다.
뮤추얼펀드 T.로위프라이스그룹의 지아드 바크리 헬스케어 애널리스트는 “의학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생명공학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그래도 하고 싶다면 변동성이 덜한 암젠 등 대기업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주에 대해 대니얼 콜 마누라이프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터넷주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자신의 시장을 이미 장악했거나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유리하다”며 “또 마케팅 비용이 전 분기 대비 늘어난 기업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이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지만 이렇게 기술주가 요동칠 때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오랜 역사를 가진 견실한 기업에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고 WSJ는 권고했다.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기 때문에 앞으로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2개월간 순이익을 바탕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이 12.9배이며 인텔은 13.9배, MS는 14.5배 정도다. 이는 대기업 중심의 S&P500지수(16.3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