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이주열호, 올해 성장률 전망 4.0%로 상향…통계개편에 따른 영향

입력 2014-04-10 13:58 수정 2014-04-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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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성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50%로, 현행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은 4.0%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정책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망치를 올린 것은 통계기준 개편에 따른 것으로 성장세가 지난 1월의 전망 때와 변화된 것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말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국내총생산(GDP)에 포함하는 등 통계기준을 개편했다. 이에 따라 작년 성장률도 2.8%에서 3.0%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즉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4%대로 올라갔지만 경기회복 때문이 아닌 기술적인 영향 때문이라는 의미다.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마찬가지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은 4.2%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최근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해 “통상 잠재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보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속도”라며 “다만 GDP갭(실제 성장과 잠재 성장의 차이)이 마이너스여서 적정한 성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1월 전망치 2.3%에서 0.2%포인트 내린 2.1%로 하향조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1분기 물가수준을 반영함에 따른 조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물가가 목표치(2.5~3.5%)를 1년여간 밑돌고 있는 것에 대해 “이례적인 공급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해당 요인이 해소되는 시점에선 다시 과거 흐름을 되찾아 하반기에는 2%대 중반으로 올라갈 것이다”이라고 예상했다.

물가안정목표치의 범위 자체를 조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가안정목표제는 단년도가 아닌 중기 목표다”며 “이미 일시적으로 밴드를 벗어났다고 해서 목표를 조정하거나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진폭을 크게 하고 물가안정목표제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최근 거침없는 하락세를 보이며 1030원선까지 떨어진 환율에 대해서는 “환율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밝히면서도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쏠림현상 생긴다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또 올해 취업자 수가 50만명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1월 전망치 43만명보다 더 높다. 취업자 수가 늘어나면서 고용률은 60.2%, 실업률은 3.2%로 내다봤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80억달러로 예상돼 기존 전망치 550억달러보다 130억달러 더 높아졌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가공무역 계산 방법이 변경되는 등 국제수지 기준개편에 따라 경상흑자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향후 정부와의 정책공조 계획에 대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큰 틀에서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며 “각자 정책의 고유 역할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서로 거시정책이 조화를 이뤘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조직을 전면적으로 대폭 바꾸는 건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중앙은행 기능이란 시시각각 단기간에 변하는 게 아니며 (전임 총재의) 조직개편 이후 성과를 측정해 필요하다면 미세 조정은 하겠다”고 답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종전 2.75%에서 2.50%로 한 차례 낮춘 뒤 11개월째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 시점에서 섣부른 금리 인상은 회복세에 접어든 한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고 반대로 금리를 내리기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불확실성 등 부담 요인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노란색 넥타이를 맸다. 그는 지난 3월 말로 퇴임한 김중수 전 총재와 비교해 회의 시간이 더 짧았고 이에 따라 발표시점도 오전 9시55분으로 15분가량 앞당겨졌다. 이번 금통위는 만장일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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