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영주 의원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방과학연구소가 국외 해커조직들에 의해 보안이 뚫리고 해킹을 당해 군사기밀이 대량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입수한 자료와 정보를 통해 “국과연 전산망의 취약점을 파악한 해커조직이 프로그램의 중앙배포 서버에 악성코드나 악성프로그램을 침투시키고 내부의 전체PC 및 서버 컴퓨터를 장악해 군사기밀 자료를 유출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방에 필요한 무기체계, 병기장비, 군용물자에 관한 기술적 조사, 연구, 개발 및 시험 업무 등을 수행해 국가안보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국방부 산하의 연구 기관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해킹은 중국과 북한의 해커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며, 많은 군사기밀 자료가 이미 해외에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입수한 자료 중에는 군 당국이 대북 감찰·정찰 능력강화를 위해 본격적인 체계개발에 착수한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의 위성데이터링크시스템 자료’와 7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휴대용 대공미사일 ‘신궁’(新弓)의 성능시험장비 자료,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天弓)의 탐색기 소프트웨어 자료가 포함됐다. 또 위성항법장치 SSK-960K 시험절차서, 점화안전장치 SS-965K 시험절차서, 광대역 다중망 어자일 신호 모의발생장치 제작종결 보고서, SRS KGGB 임무계획서 등 다수의 군사기밀 자료도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유출된 문건에는 ‘경고’라는 문구와 함께 ‘목적 외에 불필요한 제공을 금함, 발행권자의 승인없이 복제, 복사 및 인용을 금함’이라고 적혀있어 군사기밀 문서임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소는 해킹으로 군사기밀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으며, 의원실이 군사기밀 문건의 진위여부와 유출경로를 문의하자 긴급히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정부책임자들부터가 ‘정보불감증’이 만연하기 때문에 이렇게 국가기밀이 줄줄 새나가 국가안보가 위협받고 있어도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방과학연구소에 3000대가 넘는 컴퓨터가 모두 해킹을 당했는데, 국과연과 군당국은 언제 해킹이 됐고,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국과연의 군사기밀 유출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유출된 정보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국방안보와 관련된 전체 안보망에 대한 전방위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더 이상 국가기밀이 유출되지 않도록 시급히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