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취임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그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이흥모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국장급)을 팀장으로 하는 ‘경영개선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 이에 따라 ‘별동조직’을 중심으로 한 이주열식 개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7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이 연구위원을 포함해 통화정책국, 조사국, 기획협력국, 인사경영국, 인재개발원 등에 소속된 한은 직원 총 10명(상근 5명+비상근 5명)을 경영개선 TF로 배치했다. 이들은 향후 3개월간 현행 경영관리 시스템이나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전면 재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사무실은 한은 별관 4층에 꾸려졌다.
이 총재는 한은에 35년간 재직한 바 있지만 지난 2012년 3월 퇴임한 후 2년간의 공백으로 바로 조직에 메스를 들이 댈 수 있을 정도로 조직을 파악하고 장악했다고는 보기 힘든 상황이다. 또 신중하고 온화한 성격인 만큼 많은 이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TF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혁신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김중수 지우기’를 본격화 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 총재는 취임 이틀 만인 3일 조직과 인사 부분에 국·실장급 인사를 단행, 자기 사람으로 꾸렸던 청문회 TF 사람들을 전격 발탁하고 김 전 총재 시절 승승장구하던 인물들은 한직으로 발령했다. 강도 높은 인사였지만 폭이 좁음에 따라 이 총재가 이번 경영개선 TF 결과를 바탕으로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해 본격 ‘김중수 지우기’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과거 부총재 퇴임 무렵에 김 전 총재의 개혁조치들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또 이번 취임사에서도 “그간 내부경영 부문에서 이뤄진 다양한 개혁조치 가운데 도입 취지와 달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가 있다면 개선 작업에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총재가 청문회 TF에서 정책팀장을 맡겼던 이 국장을 경영개선 TF팀장으로 중용함에 따라 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국장은 한은 내부에서도 신망이 높은 것은 물론 이 총재의 두터운 신임을 받음에 따라 이번 TF를 마무리하고 부총재보로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경영개선 TF가 종료되는 시점이 이 국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6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