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중견석좌교수 화학생물공학부·사진)과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생명공학과) 공동 연구팀이 종양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나노 수류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종양조직이 정상조직보다 산성도(pH)가 더 낮다는 점에 착안, 산화철나노입자와 광역학 치료제가 담긴 나노수류탄이 종양조직에 도달했을 때만 선택적으로 터지도록 복합나노 구조물을 제조했다. 지금까지 나노입자를 이용한 다양한 종양 치료방법이 제시돼 왔지만 종양조직은 종양세포 이질성에 기인한 약물 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표적화가 어렵고 효과적인 치료가 힘들었다.
연구팀은 나노 수류탄이 암 조직에 도달하면 형광 빛과 함께 자기공명영상(MRI) 시그널을 강하게 표출해 3mm 이하의 초기 종양조직을 MRI와 형광영상을 통해 진단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특히 나노 수류탄이 터지면서 함께 나오는 ‘광감작제’(빛과 산소를 접하면 특정작용을 하는 물질)에 레이저를 쏘는 광역학 치료를 수행하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이질성 종양도 제거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광역학 치료는 광감작제가 빛과 산소에 의한 화학적 반응을 통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현 단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 소재를 이용해 종양을 조기에 진단할 뿐 아니라 기존 방법으로는 어려웠던 이질성 종양의 치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의 지난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