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남쪽에서 말레이시아 실종 여객기를 수색 중이던 중국 해양순시선 하이쉰01호가 5일(현지시간) 37.5㎑의 주파수를 탐지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음파발진기 제조업체 듀케인시컴의 아니쉬 파텔 사장은 “이 주파수는 이른바 블랙박스의 표준 주파수”라고 말했다. 블랙박스는 비행기 조종사들의 음성과 비행데이터를 기록해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 규명을 돕는 장치다. 항공기 추락에 대비해 블랙박스에서 초당 37.5㎑의 주파수를 초당 1회 송신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이 신호가 실종기와 관련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해양학자인 사이먼 박설은 “주파수는 매우 다양한 기기로부터 나온다”며 “실제 데이터를 봐야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파수는 말레이시아항공 MH370 여객기가 지난달 8일 실종된 이후 거의 한달만에 탐지된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실종 사건과 관련해 이날 세 개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하나는 실종기 가족들과의 협상이나 연락 등을 위한 것이고 두 번째 위원회는 수색팀을 전반적으로 감독한다. 세 번째 위원회는 앞의 두 가지 활동과 관련한 자산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별도 독립 조사팀도 꾸릴 예정이다.
현재 실종 여객기 수색 작업에는 말레이시아와 호주는 물론 실종기에 가장 많은 탑승객이 있던 중국이 참여하고 있다. 또 영국과 미국 프랑스 등도 잠수함과 정찰기 등 다양한 수단으로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블랙박스 배터리의 수명은 통상적으로 30일간 지속되기 때문에 앞으로 수일 안에 블랙박스 신호가 소실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날 주파수 발견과 관련해 실종기를 찾았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에어프랑스 소속 447기가 지난 2009년 대서양에 추락했을 당시 파편 일부가 닷새 만에 발견됐으나 추락기의 동체 부분은 2년이 지나서야 찾을 수 있었다. 동체에 블랙박스 등 비행기 주요 부품이 모여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현재 370기는 이때보다 더 단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이번 실종 사건은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수색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