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2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합병을 결의했다. 삼성종합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석유화학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 합병 방식으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1대 2.1441의 비율로 합병한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종합화학’이다. 두 회사는 오는 18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오는 6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두 회사 모두의 지분을 30% 안팎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34%)이 될 전망이다. 이어 삼성테크윈(22.5%)과 삼성SDI(9.1%), 삼성전기(9.0%), 삼성전자(5.3%) 순이다.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33.2%)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합병 후 4.9%로 삼성종합화학의 6대주주가 된다. 그러나 개인으로는 최대 주주다.
이번 합병에 대해 삼성 측은 “현재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산업 위축,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증가, 셰일 가스 영향 등으로 회복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은 이러한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의 중간화학제품(다운스트림)사업과 자회사인 삼성토탈의 기초화학제품(업스트림) 및 에너지사업 간 유기적인 가치사슬을 강화하는 등 기존 사업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손석원 삼성종합화학 사장은 “종합화학과 석유화학 양사의 일치된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유성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석유화학이 40년간 축적해 온 기술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종합화학과의 사업 시너지를 통해 미래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1일 삼성SDI와 제일모직에 이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도 합병을 결의하면서 삼성 계열사 사업조정의 다음 순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9월 이후 벌써 6번째 그룹 내 ‘합종연횡’을 추진했다. 작년 9월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떼어 내 삼성에버랜드에 넘겨줬다. 같은 달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했다.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했고, 11월에는 삼성에버랜드가 급식 식자재 사업을 분사하고, 건물관리사업은 에스원에 넘겼다.
앞으로도 그룹 내 합종연횡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 안팎에서 내다보는 유력한 사업조정 대상은 건설분야다. 삼성그룹 내 건설사업은 현재 삼성물산(건설부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E&I 사업부, 삼성에버랜드 건설사업부(구 E&A사업부) 등 네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금융 계열사나 건설부문 등도 어떤 형태가 시너지가 높은지 검토해 필요할 경우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