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년 6개월간이나 끌어 온 현대건설 아파트 새로운 브랜드 탄생이 또 다시 진통을 겪으며 이달 현재 다시 원점에서 재출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비체'와 '루젠' 등 브랜드 4개를 놓고 최종 분석을 한 결과 또다시 무산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최근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새로운 브랜드는 빨라야 하반기께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빛+에'의 합성인 비체는 직원들 쪽에서, '루젠'은 임원들 쪽에서 선호돼 유력시 됐으나 결국 합의점 도출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특히 C사의 '지벤'과 D사의 '루첸'이라는 브랜드가 이미 유사한 이름의 브랜드가 올해 출시된 데다가 그간 현대건설의 상징적인 이미지인 '튼튼함', '원조'와는 사뭇 다른 가벼운 이미지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4년 말부터 이지송 전 현대건설 사장은 건설명가 이미지를 잇고 주택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새 아파트 브랜드를 채택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이에 현대건설의 관련 사업부서는 동분서주 움직였으나 막상 새 브랜드 출시와 마케팅에 따른 비용을 책임지려는 것에 선뜻 나서는 부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해 1월 그간 사용했던‘현대홈타운’을 대신할 새로운 이름을 찾기 위해 브랜드 공모에 나선 바 있으나 무려 16개월이 경과됐다.
공모결과는 무려 3만4200여건이나 공모됐으며 대상 1명에게는 상금 3000만원을 지급하며, 1등 1명 1000만원, 2등 2명에게는 각 500만원, 3등 3명에게는 각 200만원 등 5000여만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공모결과에서 현대건설은 약속대로 '이나츠'라는 브랜드를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기타 부분에서도 상금을 지불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들 중에서 브랜드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최근 이지송 사장에 이어 이 회사 CEO로 취임한 이종수 사장은 지난달과 이달에도 "빠른 시일내에 현대건설의 새 아파트 브랜드를 확정하고 주택업계 1위 명성을 되찾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브랜드 런칭은 말처럼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선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 브랜드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만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특히 이전 브랜드가 있었다면 이를 쇄신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마케팅과 관련된 초기 비용은 100억~200억원 정도가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점이라면 출시와 마케팅까지 대략 3~6개월 정도가 경과되는 게 통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전 브랜드인 '현대 홈타운'은 사실상 브랜드 마케팅에 소흘했기 때문에 삼성물산 '래미안'이나 대림산업 'e-편한세상'등의 인지도에 비래 열세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압구정 현대' 등 '현대'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현대아파트라는 이름도 오히려 좋을 수 있다는 전하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김포 고촌의 대단지(2600여 가구) 아파트를 ‘현대아파트’란 이름으로 분양했습니다. 지난 2월에도 서울 강남의 영동차관 재건축 아파트를 ‘삼성동 현대아파트’로 분양한 바 있다. 이 아파트들은 현대건설 새 브랜드가 나오면 새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