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퇴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품의 질적 성장과 자금 유동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퇴 금융시장은 성장성이 크지만 양적성장 위주의 한계점을 보이며 고령층 자산의 실물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융의 역할을 실버마켓 전반으로 확대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하며 자금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역모기지상품 등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고령친화산업 실태조사 및 산업분석’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퇴 금융시장 규모는 2010년 10조5663억원에서 2015년 30조1711억원, 2020년엔 61조404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은퇴 금융시장은 아직 즉시연금과 월지급식펀드 등 일부 인기상품 위주의 일시적 판매에 편중되어 있어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례로 변액연금보험은 2011년 상반기(4~9월) 1조4508억원이던 초회보험료가 2012년 수익률 논란 등을 겪은 뒤 작년에 701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에 대해 이새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해외의 사례를 들어 토털 은퇴 관리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다양한 연금상품 개발 및 퇴직연금, 은퇴상품 등을 혼합해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며 “생애단계별 자산운용안 제시를 통해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개별 금융상품 중심의 영업보다는 의료비 등 다양한 재무적 니즈 충족이 용이한 신탁상품을 중심으로 고객맞춤형 자산운용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고령자를 대상으로 여행, 요양, 간병 등의 부가혜택을 늘려 장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처럼 상품 간 연계를 통해 개인의 은퇴 준비 전반에 필요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가능한 은퇴사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예금과 펀드상품뿐만 아니라 보건 및 주거와 관련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실버마켓 전반에서 금융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상철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층 자산의 실물 편중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2013년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자산 중 73.3%가 부동산 등의 실물자산으로 특히 60세 이상의 경우 실물자산 비중이 82.7%에 달한다. 영국스위스미국은 각각 52.9%, 44.4%, 27.6%로 이들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편중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에 주 연구위원은 “부동산 위주의 자산 구성은 가격하락 위험에 취약하고 자금 유동성을 축소시켜 다른 금융자산 투자를 막는다”면서 “역모기지상품 활성화 등으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