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환 “형(박유천)에게 피해 안 가도록 최선 연기할래요” [인터뷰]

입력 2014-04-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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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에서 우영 역을 맡은 배우 박유환.(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박유환, 그가 맞춤옷을 입었다.

부드러운 미소처럼 극 중 여자친구 정희재(윤승아)를 포용했고,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발랄함을 상사 신주연(김소연), 이민정(박효주) 등과 자연스레 풀어냈다. 팀 내 청일점으로서 이우영이란 인물은 20대 젊은 커플의 톡톡 튀는 면모를 드러내는 것에 승부를 걸어야 했다. 20,30대 남녀의 일과 사랑을 그려낸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에서 결국 박유환(23)은 물 흐르듯 존재감을 증명했다.

“주변에서 극 중 연기한 우영과 무척 잘 어울린다고 하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제껏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그 중 우영이란 인물이 저한테 가장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전혀 어색하지 않고, 누군가 우영이란 이름을 부르면 ‘네?’하고 뒤돌아볼 정도에요.”

파트너 윤승아와 다정한 커플연기는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서로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마음을 여는 과정, 그리고 서로의 꿈을 지켜주고 응원해주는 20대 커플의 모습을 그려내면서도 생동감을 잃지 않아야 했다.

“즐겁고 편했어요.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보고 승아 누나랑은 정말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 종방연을 할 때 (승아) 누나도 ‘너랑 해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해주는데 기분이 무척 좋았죠.”

배우 간 실제 호흡이 편안했기에 두 사람을 지켜보는 시청자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남자지만, 여성의 마음을 잘 꿰뚫어보는 듯 공감하고 호응하는 우영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의 호감도를 상승시켰다. 박유환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여성을 이해하고 대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여기에는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1,2’를 거듭해온 장영우 PD의 실질적인 디렉션이 큰 조력점이었다.

“캐릭터에 관해서 늘 많은 얘길 해주셨어요. (연기 생활하면서) 이처럼 PD님과 많은 대화를 했던 게 처음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되게 두려웠는데 이제는 뭔가 익숙하고 감독님과 대화하는 게 편안해요. 장영우 PD님은 뭔가 너무 따뜻한 분이세요. PD님이기 때문에 너무 높은 존재로만 느껴졌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서 ‘이제 나 네 감독님이 아니야, 네 형이야’라고 말씀해주실 땐 정말 형처럼 친숙하게 다가왔어요. PD님을 가까이서 보니 제가 맡은 극 중 인물 우영을 그대로 가져온 것 같아요. 사실 마초 같은 분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되게 섬세하세요. 여자 입장에서 들어주고 이야기해주고, ‘우영이랑 비슷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장영우 PD가 박유환에게 쏟은 애정과 더불어, 김소연, 남궁민, 왕지원, 윤승아, 박효주 등 젊은 배우들과 함께한 이번 ‘로맨스가 필요해3’에서 가장 돋보인 건 역시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배우들 간 실제 찰떡궁합 호흡이었다. 2011년 데뷔해 갓 신인 티를 벗어낸 박유환에게 선배들과의 의사소통은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꼬인 데도 많고, 안 될 때도 많긴 한데 정말 노력을 많이 했어요. 발음적인 부분에서 제대로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말 하는 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남궁민 선배님에게 ‘어떻게 발음해야 보시는 분들에게 잘 들릴까’ 하는 고민을 이야기하곤 했어요. 남궁민 선배님에게 너무 감사한 게 제 분량을 따로 다 모니터해주시고, 연락을 주셔서 조언해주셨어요. 또, 제게 ‘너는 진짜 센스가 좋은 것 같다’며 칭찬해주고 발음에 도움되는 것을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에서 우영 역을 맡은 배우 박유환.(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미국에서 성장한 박유환에게 연기 생활을 위한 발음은 항상 풀어나가야 할 숙제였다. 친근한 사이의 김소연을 ‘호랑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남궁민에게 직접적인 연기 조언을 얻을 정도로 혁혁한 도움을 얻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결국 이번 ‘로맨스가 필요해3’를 통해 전작에 비해 발음이 한결 나아졌다는 평가를 들은 그다.

“작품 공백기 동안 발음 개선을 위해 주력했어요. 실제로 거리나 사람이 많은 카페를 많이 돌아다니면서 관찰했어요. 이것저것 보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느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더 열심히 할 거에요.”

박유환은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2011)에서 코믹한 연기와 애처로움을 동시에 지닌 18세 외로운 소년을 연기하는가 하면,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2011)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누나를 지키는 든든하게 지키는 동생 등의 역할로 활약해, 발랄하지만 내면의 슬픔을 간직한 듯한 동생, 소년 등의 이미지를 주로 담아왔다. 실제로 그에게 이 같은 모습이 내비친 건 우연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 미국에서 살면서 학창시절도 그 곳에서 보냈죠. 그 때 타고난 제 성격이 많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사춘기 때 친구들이랑 어울리지 않고, 형들이랑 지냈고. 점차 소심해지고 소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어요. 항상 방에만 있는 그런 애가 된 거에요. 연기를 시작하면서 제 원래 성격이 다시 드러났어요.”

연기 생활은 타지에서 성장기를 보내며 움츠려들었던 박유환, 그의 삶에 활력소를 안겨주었다.

“촬영장에 가야 기분이 좋아져요. 연기를 할 때도 재밌고 다른 사람으로서 사는 것도 재미있어요. 그 캐릭터와 대사를 어떻게 표현하는 게 좋을까 고민해보고, 그 결과가 내가 생각하던 것이랑 딱 맞아떨어질 때 뿌듯해요.”

실제로 대중은 박유환의 이미지를 국내외 거대한 팬덤을 가진 채, 큰 지지를 받는 아이돌이자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유천의 친동생으로서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박유환의 존재는 형의 인기를 통해 조명됐고, 이는 연기 생활을 하는데 시발점이 됐다. 이제는 자신의 길로 확고히 들어선 연기 생활에서 ‘누군가의 동생’이라는 타이틀이 가져오는 마음가짐은 그에게 남다를 것이다.

“사실 형 덕분에 더 쉽게 데뷔했지만, 그만큼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오히려 내가 어떤 작품에 역할을 받았는데 그걸 잘 해내지 못해서 형한테 피해가 갈까봐 부담이 될 때가 많아요. 연기를 한 번도 쉽게 생각한 적도 없고, 쉽게 대한 적도 없어요. 그 무엇보다도 진지하게 생각했고요. 연기를 하고 나서부터 제 삶에서는 모든 것이 제외됐고, 스스로 연기를 우선으로 뒀어요. 일 외에는 하고 싶은 게 없어요, 연기 외에는 하고 싶은 직업도 없고요. 처음으로 갖게 된 꿈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여지는 천진난만함 속에 여린 속내가 내비친 그는 평소 생각을 담담히 이어갔다.

“연기자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타이틀이 잘 맞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은데, 언젠가 제가 좋은 선배님과 선생님들한테 받은 만큼 똑같이 후배들한테 전해주고 싶어요. 선배님이 제게 해준 작은 한 마디가 저한테는 무척 크게 와 닿아요. 그 한 마디에 다시 힘을 얻고 자신감을 얻어요. 그런 한 마디를 들으면 힘이 나 더 달리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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