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기업들도 엄청난 식욕으로 M&A 활동을 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PC업체 레노버는 PC시대의 쇠퇴에 대비하고자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3대 IT업체는 M&A로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동영상 스트리밍 등 인터넷 전 영역에 사업을 확대하며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글로벌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레노버다. 회사는 지난 1월에 IBM 저가사업부와 구글의 휴대폰 제조 자회사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로 50억 달러(약 5조3125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레노버는 지난해 말 한때 스마트폰시장을 선도했던 블랙베리 인수에도 나섰으나 캐나다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메시징 앱 ‘위챗(WeChat)’으로 유명한 텐센트는 지난 3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 지분 15%를 인수하고 JD닷컴이 오는 7월 뉴욕에서 기업공개(IPO)를 실시하면 지분 5%를 더 매입하기로 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을 장악한 알리바바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9월 4억4800만 달러에 중국 포털 소후의 검색서비스 소거우 지분 36.5%를 인수했다. 회사는 또 지난 2월 음식점 리뷰 전문사이트 뎬핑 지분 20%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위챗’ 플랫폼을 바탕으로 텐센트가 모바일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풀이했다.
알리바바도 M&A를 통해 모바일 분야에 취약한 약점 보강하기에 나섰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모바일데이터 분석업체 요우멍을 8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도 서비스 보완을 위해 지난 2월 오토내비를 11억3000만 달러에 완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미 알리바바는 이 회사 지분 28%를 보유한 상태다.
지난달 말에는 6억9200만 달러를 들여 중국 백화점업체 인타임리테일 주식 9.9%와 주식으로 환산하면 지분 25%에 달할 전환사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알리바바의 잭 마 회장은 지난해 3월 “중국 전역을 24시간 이내 배달이 가능한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바이두도 경쟁업체에 뒤질세라 M&A에 뛰어들었다.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는 지난해 5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PP스트림, 7월에는 중국 최대 모바일 앱스토어 91와이어리스를 사들였다. 지난 1월에는 전자상거래사이트 누오미 지분 59%를 획득했다.
앞으로 중국 IT기업의 M&A는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연내 미국에서 페이스북 이후 기술기업 최대 규모가 될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예정이다. M&A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최근 미국에 M&A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사무소를 세웠다. 텐센트는 지난달 CJ게임즈에 약 5330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지분 28%)로 올라서는 등 한국에서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