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아 유행을 선도하며 한 발 앞서 패션을 준비하는 패션 피플의 발끝을 유심히 살펴봤다. 편안한 스니커즈(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를 비롯해 가녀린 발목을 채우는 스트랩 슈즈, 두툼한 굽을 자랑하는 청키힐, 군화를 닮은 워커 등 각양각색의 신발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컬러도 다양하다. 화이트, 블랙, 브라운을 비롯해 캔디를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한 컬러 슈즈도 등장, 봄기운을 물씬 풍긴다. DDP 안에 마련된 슈즈 쇼룸을 통해서도 올해 슈즈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패션의 완성에 힘을 실어줄 2014 S/S 슈즈트렌드는 무엇일까. 각종 패션쇼와 컬렉션의 슈즈 트렌드, 알렉산더왕과 3.1 필립림 마케팅팀 이윤진 대리, 레이첼콕스 유정아 대리, 알도 백인호 마케팅 담당, 겐조 마케팅팀 권유리 실장, 슈콤마보니 조성훈 코오롱FnC 마케팅 담당자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올 봄 슈즈 트렌드를 제안한다.
올해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 덕으로 패션계에 스포티즘(sportism·스포츠룩을 평상복으로 만들려는 사고방식) 바람이 부는 가운데 신발도 그 영향을 받아 스니커즈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운동복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를 신발에 활용하거나 클래식한 정장·원피스에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모습은 런웨이를 통해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신발에 끈이 없어 신고 벗기 편한 슬립온이 트렌디 아이템으로 꼽혔다. 대세 배우 이보영과 김희애가 TV 속에 신고 나온 슬립온은 인터넷 포털 구매사이트를 뜨겁게 달구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슬립온은 스키니진과 함께하면 세련된 캐주얼 느낌을 살릴 수 있으며 플리츠스커트(주름치마)와 매치하면 밝고 경쾌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발레리나의 우아한 자태를 연상케 하는 플랫슈즈도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하는 플랫슈즈가 은은한 호일 가죽을 만나 세련되고 독특한 신발로 탈바꿈했다. 거울처럼 반짝이며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골드나 실버 컬러의 호일 가죽이 신발의 포인트 소재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스트랩 슈즈도 인기다. T자형, X자형 등 꼬임으로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특히 끈이 얇을수록 가녀린 느낌을 자아내 청순미를 드러낼 수 있다. 발목 위 X자 스트랩 디자인은 발목이 가늘어 보이는 효과를 줘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반면 T자 스트랩 슈즈는 발등과 발목을 감싸고 있어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몇몇 컬렉션에서는 속이 들여다보이는 시어 소재(얇고 투명한 소재) 슈즈로 시스루 패션이 지닌 섹시함을 발끝에서도 드러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통이 넓은 팬츠와 재킷을 매치하고 시어 소재 슈즈를 더해 도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원피스에 망사 소재의 힐을 신어 아찔한 매력을 드러냈다.
투박한 굽이 매력적인 청키힐이 독특한 패션을 추구하는 패션피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두툼한, 덩어리가 큰’이란 뜻의 청키(Chunky)와 힐(Heel)의 합성어로 흔히 통굽으로 불리는 청키힐은 안정감 있는 착용감과 편안함을 준다. 굽이 얇고 뾰족한 하이힐에 비해 발목과 발에 부담을 덜 주는 것이 장점이다. 군화를 모티브로 한 워커는 이번 시즌에도 인기가 계속된다. 다양한 패턴과 디테일이 가미된 아이템들이 등장했다. 플라워 패턴은 사랑스럽고 발랄한 느낌을 줘 핫팬츠와 매치하면 캐주얼하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일명 통굽 신발이라 불리는 클리퍼도 등장했다. 신발 앞쪽에 리본이 달린 클리퍼(clipper)슈즈는 플리츠스커트와 매치하면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소녀 같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