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빠르고 노후는 길다. 실제 노후 자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무시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이같은 고민의 해법을 담은 ‘노후자금 3중으로 분산하라’ 는 내용의 은퇴와 투자 36호를 발간했다.
먼저 의료비는 따로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연금으로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만족하다간 질병이나 사고로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의료비는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설마 내가’라는 생각으로 방심했다가는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필요할 때 목돈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보험에 미리 가입하라고 추천한다. 생활비와 의료비는 따로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생활비는 연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이번 주제의 핵심이다. 은퇴 이후 노후 자금이 먼저 바닥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종신연금에 투자한다고 해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종신연금은 대부분 물가 상승에 관계 없이 일정한 금액만 나오기 때문에 연금의 실질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초 생활비는 종신연금으로 준비하되 나머지 자금은 투자상품에 나눠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후자금 적립도 나눠서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말라는 소리다. 주식 등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가 주가가 폭락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투자자가 금융기관에서 ‘분할매수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하기 쉬워진다. 이 서비스는 목돈을 안전한 곳에 넣어둔 다음 매달 일정한 금액을 빼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적립만큼이나 인출도 어려운 문제다. 노후자금을 주식이나 펀드에 묶어뒀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또 한 번에 돈을 빼낸 뒤 주가가 오르면 수혜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은퇴자가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서 받는 금액이 연간 1200만원보다 많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때 세금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노후자금의 인출 시기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곁들였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은퇴자들이 노후에 많은 위험을 겪게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문제에 잘 대응하기 위해선 생활비와 의료비를 따로 관리하고, 노후자금의 적립과 인출 시기를 적절하게 분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