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y Very Important Person.’
바야흐로 슈퍼리치의 전성시대다.‘매우 중요한 사람’이 아닌 ‘매우 매우 중요한 사람들’로 분류되는 이들, 슈퍼리치의 또 다른 호칭은 초우량고객(VVIP) 고객이다. 수십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VVIP 고객들은 금융회사 입장에선 절대 놓칠 수 없는 대어급 고객군이다. 이들로 하여금 투입 비용 대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관리가 쉽지 않은 고객이다. VVIP 고객들은 시장 흐름에 대해 준전문가 이상의 금융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이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금융회사의 감성 마케팅과 특별함이라 일컫는 그들의 리그를 들여대 보자.
통상 금융권에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들으로 슈퍼리치로 분류한다. 예·적금, 보험, 주식, 채권 및 각종 금융투자상품에 예치된 자산의 합이 10억원을 넘으면 그 사람을 슈퍼리치 혹은 VVIP 고객이다.
이 같은 정의를 바탕으로 지난해 KB경제연구서가 발표한 부자보고서란 자료를 인용하면 금융권에서 VVIP로 선택한 고객은 약 16만3000여 명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0.32% 수준이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약 366조원으로 1인당 평균 22억40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전체 국민의 0.32%에 불과한 이들이 가계부문 전체 금융자산의 14.8%를 보유하고 있음을 뜻한다.
금융회사별로 자세한 VVIP 선정 기준은 기밀 사항이다. 그러나 금융자산 10억이상 슈퍼리치를 VVIP 고객으로 선정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엄격히 따지자면 기본적으로 금융자산이 최소 30억~50억원은 돼야 VVIP 고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년사이 은행들은 초우량 자산가들을 VVIP 고객으로 별도 관리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30억원 이상의 초우량 슈퍼리치는 약 2만명 수준. 30억~50억원대 슈퍼리치의 규모는 지난 2006년 이후 연평균 23.7%씩 증가하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반드시 잡아야 하는 대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금융자산이 많다고 군침을 흘리는 것은 아니다. 금융자산이 100억원이라도 예·적금이 대부분이면 일반 영업점 관리 대상이고, 주식과 펀드 등 투자상품 비중이 높아야 VVIP 고객으로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일까. 다소 까다로울 수 있는 선정 절차만 거치면 VVIP 고객들은 남부럽지 않은 대접을 받는다.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다르다. VVIP 고객은 직접 PB센터를 찾지 않는다. 울트라 PB들이 항상 VVIP 고객 중심으로 이동한다. 자산관리, 투자·세무·부동산 상담 서비스 등은 기본이다. 가업승계나 상속·증여, 기업 컨설팅 등 특화된 서비스와 금융이나 부동산 분야 최신 정보들이 입수되면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받는다.
보험권도 은행권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졌던 VVIP 마케팅에 적극 가세하는 모습이다. 서류전형을 볼 정도로 대상자를 선별하고, 가업 승계나 가문의 재산관리’처럼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점이 특징이다.
카드사들은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디자인부터 고급스런 아우라를 발산한다. VVIP카드의 연회비는 통상 100만원에서 2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소수의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품격을 중요시 한다. 카드 외형부터 다르다.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로 그 사람의 명성과 이른바 클래스를 대변해준다.
KB국민카드의 대표 VVIP 카드인 TEZE(태제) 카드는 금속장식기법으로 디자인됐다. 현대카드의 the Black(블랙) 카드는 세계 최초로 최첨단 나노 소재인 리퀴드메탈이 카드 플레이트에 접목됐다. 리퀴드메탈은 인공 관절의 소재로 사용될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며 강도가 티타늄의 3배 이상으로 훼손의 우려가 적다. 롯데카드의 다이아몬드 카드는 카드 중앙에 천연 다이아몬드를 삽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