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우, 향판 장병우 광주지법원장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게 일당 5억원 노역 판결 내린 장병우 판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판이 거세게 일자 대법원은 환형유치(換刑留置) 제도에 대한 개선안 검토에 나섰다.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은 508억원 법인세 탈세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재우 전 회장에 대해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했다. 또 "벌금 대신 노역을 하면 1일 5억원으로 환산한다"고 판결했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8억원, 일당 2억5000만원'인 1심보다 가벼워진 셈.
장병우 원장은 당시 판결문에서 "818억원 세금 추징금을 낸 점, 개인 재산을 출연해 그룹 회생에 힘쓰고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4년간 해외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 22일 귀국한 허 전 회장은 49일 노역으로 254억원 벌금을 때우게 됐다.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은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5년 광주지법에 부임한 뒤 8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순천지원에서 일한 것을 빼고 계속 광주에 머물렀다. 한 지역에서 오래 일한 판사, '향판(지역법관)'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0년 1월 21일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재호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장병우 원장이 벌금형 대신 노역형으로 변경하면서 광주에 기반을 둔 대주그룹 허 전 회장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노역장 유치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고 일반인의 경우 하루 노역장 일당을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로 계산하는 점을 감안하면 항소심 재판부가 허재호 전 회장의 노역 일당을 5억원으로 결정한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비판도 무리는 아니다.
허재호 전 회장은 오는 5월 9일까지 광주교도소 노역장에 있으면 49일을 채운다. 이중 공휴일(토, 일요일과 어린이날, 석가 탄신일)을 빼면 실제 33일만 노역장에서 일하게 된다.
이처럼 '일당 5억 노역' 판결에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대법원은 제도 개선안 검토에 나섰다.
대법원 관계자는 25일 "노역 일당뿐만 아니라 유치 기간의 적정성까지 포함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오는 28일 열리는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에 환형유치 제도를 안건으로 올리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