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비중을 축소한 현대머티리얼이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난데 이어 일감몰아주기 과세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머티리얼은 2013년 매출액 1421억원, 영업이익 23억2058만원, 순이익 19억5431만원을 거뒀다. 이는 2012년 매출 1057억원보다 3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0억4659만원, 45억9339만원으로 42%, 57% 감소한 수치다.
현대머티리얼은 지난 2010년 설립돼 철·비철금속류 등의 수출입 및 위탁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로, 설립 첫 해 8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4년만에 1400억원대로 급증했다.
실적 급증의 주요 원인은 그룹의 ‘일감몰아주기’였다. 설립 당시 매출액 83억9100만원 중 74%(62억4500만원)가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2011년에는 매출액의 81%가 현대제철과 현대비앤지스틸로부터 발생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내부거래 비율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열풍이 불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머티리얼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1년 정점을 찍고 2012년 61%, 2013년에는 32%로 계속 감소했다. 그러자 영업이익 역시 2011년 41억원, 2012년 40억원, 2013년 23억원으로 급감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머티리얼은 여전히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및 국세청 증여세 과세 대상이다. 주요 매출처인 현대제철 의존도가 공정위 규제 기준인 매출 대비 12%, 200억원 수준을 웃도는 25%, 359억원이기 때문이다. 또 국세청은 내부거래가 30%를 초과한 일감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중 지분이 3%를 넘는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올해부터 과세표준이 강화돼 기존 30% 대신 15%만 차감한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약 1억6185만원의 증여세를 내야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