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직원과 협력업체가 벌인 1조8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 에서 신민, 한신, 동부, 솔로몬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4곳이 대출금을 모두 회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에 따르면 KT ENS 납품업체들이 허위 매출채권을 통해 금융사로 부터 받은 부정대출 규모가 총 1조8335억원이며, 이중 아직 상환되지 않은 대출금이 2894억원이다.
하나, 농협,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KT ENS 납품업체에 대출을 해준 저축은행은 총 13곳이다. 하지만 솔로몬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이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어 사실상 12곳으로 볼 수 있다.
이중 신민, 한신, 동부, 솔로몬저축은행은 대출금을 모두 회수했다. 대출금 규모는 한신저축은행(381억200만원, 11회), 솔로몬저축은행(263억5200만원, 4회), 신민저축은행(184억2700만원, 8회), 동부저축은행(52억원, 1회) 순이었다.
주로 저축은행 대출이‘돌려막기’용으로 활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을 연장할 때 심사를 제대로 해 사기 대출 피해를 비껴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동부저축은행은 2011년 11월 24일 대출을 1건 취급하면서 52억원을 대출했고, 다음해 2월 전액 상환 받았다. 이후 대출을 연장할 때 납품업체에 KT ENS 대표자 확인 증빙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대출에 이용된 KT ENS의 허위 매출채권을 발급하는 데 사용된 법인 인감도장은 아르바이트생이 보관할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됐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이 대출금을 모두 회수하고 손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KT ENS 납품업체들은 대출금 상환기일이 도래하면 또 다시 사기대출을 통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을 썼다. 미상환액이 ‘0원’인 저축은행 4곳의 대출취급 기간을 보면 대부분 2012년 이전에 이뤄진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만기 도래로 상환이 모두 끝났고 그 이후 추가 거래가 없었던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피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KT 자회사였고 이자 납입에 문제가 없었던 우량 차주였기에 불가항력적이었던 부분이 있다”라면서 “믿고 거래했던 저축은행도 피해자이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