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가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0일부터 총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가 강력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또 대형병원 중 일부 병원의 전공의도 파업에 동참할 뜻을 밝혀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9일 오후 서울 이촌로의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단휴진 결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노 회장은 이 자리에서 ‘총파업 관련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원격진료와 ‘의료 영리화 정책’ 등의 문제점과 현 건강보험체계의 불합리성 등으로 의사들이 불가피하게 집단휴진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전공의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전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전날 회의에서 집단휴진에 동참키로 한 결정을 밝히고 “의협의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의협은 지난 7일 전공의들의 투쟁참여 열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일 총파업을 맞아 당초 참여가 어려웠던 전공의들의 참여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명제 전공의 비상대책위원장은 “각 병원별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애초에 오는 10일 총파업은 시간상으로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확인됐지만 수도권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들의 총파업 참여열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앞서 8일 전국 전공의 대표자 회의에서 투쟁열기가 고조되면 전공의들의 총파업 참여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형 병원 중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600여명이 10일 의료계 총파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고려대의료원, 경희의료원, 중앙대병원, 순천향대병원, 길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도 집단휴진 동참 여부를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의료대란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있는 A씨의 가족들은 “환자가 마음 편히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파업이 하루 빨리 종결되기를 바란다”고 털어놨다.
반면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이번 파업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파업분위기가 확산 되자 관련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약사회는 병원들이 집단 휴진 시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약사회는 지난 8일 긴급 회장단회의를 통해 오는 10일 대한의사협회 파업결정에 따른 국민불편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약국에 대해 공공(응급)의료기관 연계 및 연장근무 등의 비상근무체제를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조찬휘 약사회 회장은 비상근무체제 돌입에 앞서 전국 회원에게 국민의 불편해소차원에서 회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의사들이 파업 강행 시 강력 대응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제6회 주말 정책현안점검회의를 열어 “정부와 의사협회가 의료 현안에 관해 협의 중인 상태에서 납득할 이유 없이 집단휴진을 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불법적 집단 행위는 발붙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법과 원칙을 바로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전공의 의사파업과 관련, 정 총리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는 “집단휴진이 강행되면 업무개시 명령 등 법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하고 위법 사실을 철저히 파악해 고발 등 조치하라”면서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해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수사기관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법 집행으로 불법에 가담하면 불이익이 따른다는 것을 확실히 알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복지부도 의협을 향해 엄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이날 복지부와 전국 시·도 보건소 등은 비상근무에 나서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지침을 다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의원들이 업무개시명령에 이행하지 않으면 11일 업무정지 처분 예고장을 보내 해당 의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휴진했다고 판단하면 15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다.
복지부는 아울러 집단휴진으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비상의료체계가 차질 없이 가동될 수 있게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