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야심차게 내놓은 서민금융 상품들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출범 초기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새희망홀씨·햇살론·미소금융을 대체할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출시했지만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에 모두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하우스푸어와 전셋값 폭등에 시달리는 렌트푸어를 지원하겠다며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자 채무조정, 목돈 안드는 전세, 월세대출이 서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또 서민층 재산 형성을 돕겠다며 지난해 3월 선보인 신(新)재형저축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가 줄고 있다.
정부는 또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며 이르면 이달 4대악 보험과 금융사기 보상보험 등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현 정부의 정책에 맞게 다양한 종류의 보험상품이 나올 예정이지만 수요 조사 없이 졸속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선 정부와 금융당국의 주먹구구식 정책 추진이 시장의 원리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금융 정책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시장의 의견보다는 정부의 일방적 요구에 의해 정책이 추진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찍부터 있었다.
실제 지난해 8월과 9월 전셋값에 허덕이는 세입자를 위해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Ⅱ와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Ⅰ을 한 달 간격으로 출시했지만 당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목돈 안드는 전세Ⅰ은 출시 2개월 만에 사실상 폐기됐으며 돈 안드는 전세대출Ⅱ는 최근 실적이 고작 2건(1400만원)에 불과했다. 서민의 마지막 보루인 전세금을 담보로 맡긴다거나, 집주인에게 세입자를 대신해 대출을 받게 하는 상품은 현실을 모르는 전형적 탁상행정이란 지적이 많았다.
18년 만에 부활시킨 재형저축은 대표적 공수레 상품이란 지적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175만2297좌로 지난해 6월 말(182만8540좌) 고점을 찍은 뒤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새로 만들어지는 계좌보다 해지되는 계좌가 더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재형저축이 출시 초기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가 이뤄진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아는 사람 권유로 가입한 후 불필요해 해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