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코스닥 기업들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가격을 잇따라 하향조정하면서 오버행(대기물량)이슈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 기업 12곳의 CB 행사가격이 하향조정됐다.
이화전기공업이 지난 26일 시가하락에 따라 신주인수권행사가액을 613원에서 595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처음앤씨도 지난해 8월에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제4회 신주인수권증권의 행사가액을 9889원에서 8477원으로 조정했다.
승화산업은 9회차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953원에서 907원으로 조정했으며 나노캠텍은 5109원에서 4677원으로, 에임하이글로벌은 943원에서 906원으로, 젬백스테크놀러지는 3087원에서 2709원으로, 대원미디어는 5569원에서 4832원으로 낮췄다. 포인트아이와 아리온테크놀로지도 행사가액을 각각 3933원→2754원, 2131원→1844원으로 하향했다. 이외에도 캠시스, 아이에스시 등이 CB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했다.
BW는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미리 약속한 가격에 새 주식을 수들일 수 있는 채권으로 보통 사채보다 발행금리가 낮아 기업들에게는 저금리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BW를 발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에는 부담이 된다. 여기에 BW 행사가격을 하향조정 할 경우 유통 주식수가 많아지게 돼 주식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행사가액이 1000원인 BW를 총 1억원 규모로 발행한 뒤 주가가 떨어지자 행사가액을 500원으로 하향조정했을 경우 새로 주식시장에 풀릴 주식 수는 1만주에서 2만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주가 하락을 이유로 기업들이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하고 있다”며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하향 조정할 경우 이는 주식 발행수의 증가로 이어지며, 주식의 유통 물량을 증가시켜 주가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따른 오버행 이슈가 커지게 되면 기존 주주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문제는 작년 8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될 때 분리형 BW의 신규 발행이 금지되기 전 막차를 탄 기업들이 많아 향후 BW 행사가격 조정 건수가 당분간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