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이맘때 연말정산으로 7만원 가량을 돌려받았던 40대 회사원 A씨. 올해 2월 급여명세서엔 연말정산 소득세·지방소득세로 2000원 가량이 찍혔다. 환급은커녕 푼돈이나마 더 내게 된 셈. A씨는 “남들은 몇십만 원씩 돌려받는다는데 맥주값도 못 건졌다”며 “내년부터는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들 해 연금저축에 들었다”고 했다.
직장인들의 월급날이 몰린 25일 연말정산 환급액을 확인한 후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이들이 예년보다 늘었다. ‘13월의 보너스’란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환급액이 줄었거나 되레 세금을 토해냈기 때문으로, A씨처럼 향후 환급혜택을 늘리기 위해 당장 ‘세(稅)테크’에 돌입한 이들도 적잖게 목격되고 있다.
이번 연말정산 평균 환급액이 과거보다 적을 것이란 건 이미 예견돼온 일이다. 정부가 2012년 9월부터 월급에서 일괄적으로 떼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액을 평균 10%씩 줄인 영향이 크다. 단순계산하면 미리 떼는 세금이 평균 10%씩 적어진 만큼 연말정산에서 되돌려 받는 돈도 평균 10%씩 덩달아 줄 수밖에 없다.
또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20%에서 15%로 축소되고, 의료비·교육비 등의 1인당 소득공제액이 2500만원으로 한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직장인들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점은 내년 연말정산에서 평균 환급액이 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자녀 소득공제와 의료비·보험료 등에 대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는 등 제도가 또 바뀌기 때문이다. ‘세금폭탄’ 방지 차원에서라도 올해부터 세테크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연말정산 맞춤형 세테크 방식으로는 우선 연금저축이 꼽힌다. 내년 연말정산부터는 연간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의 12%를 세액공제 받아, 최대 연 48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웬만한 시중 은행에서 돈을 빌린 후 내야 하는 이자보다 연금저축 가입을 통한 절세액과 이자가 많아, 노후를 대비하는 직장인이라면 은행 대출을 통해서라도 연금저축에 드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평가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라면 3월 출시되는 소득공제 장기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매년 600만원 범위 내에서 5년 이상 납입시 납입액의 40%, 연간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을 적절히 섞어 사용하는 것 역시 절세 비법이다. 총급여의 25%까지는 각종 할인,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되 이를 초과하는 소비엔 공제율이 신용카드보다 두 배 높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이밖에 비영리 공익법인에 중고물품을 기증하고 기부금영수증을 받는 것도 세금부담을 더는 한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가게’는 기부 물품에 자체 판매가를 정한 후 이를 기부금으로 처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