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ICBC)이 중동 지역을 적극 공략할 뜻을 밝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ICBC가 역내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이 제한적인데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에서 출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저우샤오동 ICBC 중동지역 최고경영자(CEO)는 두바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중동에서 인수·합병(M&A) 기회가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홍콩에서 M&A를 통해 고속성장을 이룩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같은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ICBC는 올해 중동 지역에서 순이익을 50% 늘릴 방침이다. 나아가 오는 2016년에는 해외 매출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ICBC는 지난해 중동에서 3300만 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저우 CEO는 쿠웨이트에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지점을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ICBC는 현재 중동에서 주로 기업 고객과 거래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을 비롯해 카타르항공 두바이E&WA 등이 주요 고객이다.
ICBC는 올해 두바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에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며 아부다비의 에너지기업과 카타르 인프라스트럭처에도 자금을 댈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두바이의 부동산투자회사인 SKAI홀딩스에 2억100만 달러를 공급하기도 했다.
저우 CEO는 “중동지역의 기회는 ‘딥블루씨’와 같다”면서 “중동은 (ICBC의 사업에서) 앞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정책적으로 중동 지역과의 무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UAE의 3대 무역국이며 사우디의 2대 무역국으로 도약했다.
특히 사우디와의 무역 규모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188% 증가했다.
ICBC가 올해 말 리야드에 지점을 열게 되면 중동 지역 최대 경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중국 은행권 최초로 소매은행 영업을 진행하게 된다.
저우 총재는 UAE 중앙은행 당국과도 소매지점 운영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CBC는 중동을 비롯해 아프리카 등 해외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젠칭 ICBC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부터 미국에 걸쳐 10건의 M&A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쏟아부은 돈만 70억 달러에 달한다.
ICBC는 2000년에는 유니언뱅크오브홍콩(UBHK)을 인수해 홍콩에 진출했으며 2004년에는 포티스의 홍콩 소매은행사업부를 사들였다.
2008년에는 WAM을 매입해 2012년 홍콩에서의 이익을 40억 홍콩달러까지 늘렸다.
ICBC는 현재 전 세계 39국에서 388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자산 규모는 1822억 달러로 전체의 6%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