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로 해임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5동 대회의실에서 퇴임식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윤 전 장관은 “평생 바다를 친구이자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해양수산부의 새 출발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부처 출범 이후 첫 업무보고에서‘바다를 통해 꿈과 행복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국민과 대통령께 드린 기억이 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퇴임사에서 윤 전 장관은 “지금까지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롭게 다시 시작된 해양수산부의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며, 차근차근 성과들을 만들어왔다”며 “해양수산부 전 직원들이 예열이 끝나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엔진처럼 점차 정책속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전 장관은 “그동안 일선현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헌신적으로 저를 도와주신 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진정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해양수산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해수부 직원 150여명이 참여했다. 윤 전 장관은 심한 독감이 아직 낫지 않아 퇴임식 진행 동안 기침을 간헐적으로 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수부 직원들은 실제 윤 전 장관의 업무능력이 정치권에서 비난받을 만큼은 아니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 채 물러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윤 장관은 중국 불법어로 공동단속이나 목소리가 큰 원양업계의 힘에 눌리지 않고 원양어선 불법조업 처벌 강화 등을 추진하는 등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며 “특히 솔직한 성격 때문에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해수부 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분의 전문가로서 장관이 되지 않았다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신망을 받았을 텐데 해임이라는 불명예를 안아 안타깝다”며 “기존 무조건 잡는 어업에서 어업환경 고려와 어족 자원을 기르면서 잡는 어업으로 탈바꿈시킨 점은 존경할 만 하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8개월 재임 기간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과 e-내비게이션, 해양에너지, 선박평형수 설비 등 창조경제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수산업에 첨단 양식기술의 육성, 자원관리 강화, 수산물 유통구조개선 등 성과도 나타냈다. 특히 부산항과 인천·광양항을 비롯해 항만별 특화 개발 추진과 울산항에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착공이라는 뚜렷한 성과도 보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윤 전 장관이 관료출신이 아니라 연구원 출신이다 보니 조직 장악에는 미흡한 면이 있었다. 특히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신조로 정무 감각이 없는데다 항상 웃는 얼굴이 오히려 정치인들에게 미움을 사 불명예 퇴진이 발생한 점에 대해 해수부 직원들이 아쉬워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