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집권 자민ㆍ공명 양당의 지원을 받은 마스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이 압승을 거뒀다고 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종료된 선거에서 마스조에 후보는 211만2979표로 타 후보를 압도했다.
‘원전 제로’를 내걸었던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는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지원까지 받았으나 95만6063표로 3위에 그쳤다.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 변호사연합회장이 98만2595표로 2위를 기록했고 다모가미 도시오 전 항공막료장이 61만865표로 4위에 올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정치적 멘토였던 고이즈미 전 총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기반을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 아베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도쿄의 사회복지정책을 맡길 수 있는 것은 마스조에 밖에 없다”며 현직 총리로는 이례적으로 지사 선거 유세에 참여하기도 했다.
도쿄도는 일본 수도의 행정 중심지이며 인구 1300만명에 예산은 연 13조3000억 엔(약 140조원)에 이른다.
마스조에는 “도쿄도를 복지 세계 제일의 도시로 만들겠다”며 “저출산 고령사회를 향하는 요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최고의 대회로 만들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인재육성에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학교수와 정치평론가 출신인 마스조에는 지난 2001년 참의원(상원)에 당선되며 중앙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지난 2007년 재선에 성공해 지난해 7월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아베 1차 내각 당시인 지난 2007년 8월 후생노동상에 임명돼 2년간 역임했다.
우쓰노미야와 호소카와가 ‘원전 제로’를 내세웠지만 고령화 대책과 도쿄올림픽 준비 등을 강조한 마스조에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승리로 아베 총리의 우경화 정책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중국 등 이웃국가와의 대립에도 일본 국민이 극우인 아베를 지지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12월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후에도 아베에 대한 지지율은 절반이 넘었다.
한편 이번 선거 투표율은 46.14%로 중의원 선거와 같이 치러진 지난 2012년 12월의 직전 도지사 선거 투표율 62.60%를 크게 밑돌았다. 또 투표율은 역대 세 번째로 낮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번 선거는 이노세 나오키 전 지사가 불법자금 의혹으로 지난해 말 자진사퇴하면서 치러졌다. 마스조에는 12일 도쿄 니시신주쿠의 청사에 첫 출근할 예정이며 2014년도 예산안 평가 등의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