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한 번 더 생각하고, 보다 신중하게 내뱉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얼굴’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생각없이 내뱉은 말 한 마디로 홍역을 치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까운 일례로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카드 망언과 모미이 가쓰토 일본 NHK 회장의 위안부 망언을 들 수 있다.
우선,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2일 카드 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 “금융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고 말해 국민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었다.
현 부총리의 발언 이후 여야 정치권에서는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르는 발언’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현 부총리는 '어리석은 사람은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고 했는데 책임을 당연히 따지고 물어야지 눈 감고 넘어갈 생각이냐"며 "염장을 지르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의 발언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현 부총리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인해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주고 불신을 키우는 일들이 벌어지곤 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할 시에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물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도 사과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그는 "내 말의 당초 의도와는 달리, 불안과 불편을 겪고 계시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 부총리의 발언이 수그러들 때쯤 이번에는 일본 공영방송 NHK 모미이 가쓰토 신임 회장이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모미이 가쓰토 신임 NHK 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프랑스, 독일 등 전쟁을 했던 어느 국가에나 있었던 일이다. 지금의 도덕 기준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국내는 물론 일본 정치권에서도 NHK 회장을 앞다퉈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정권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다함께당의 와타나베 요시미 대표는 "입장을 분별해서 발언을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결국 NHK 회장은 같은 달 28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 것으로 회견 자리가 처음이다 보니 분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 부총리와 모미이 가쓰토 신임 NHK 회장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유명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내뱉는 말은 그 어떤 사람보다 신중하고 무게가 있어야 한다.
말은 한 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더욱이 그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라면 더 더욱 안될 것이다. 말로 입은 상처는 칼에 맞아 입은 상처보다 더 아프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