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위기설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가운데 수도에선 고물가와 빈곤층이 늘면서 약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상업 지구에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물가 폭등과 1주일간의 정전, 약탈 행위까지 겹치면서 패닉에 빠졌다. 그는 "지난 달 폭염 속에서도 가게의 금속 셔터를 완전히 열지 못하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건을 팔았다"며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인근 코르도바 주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찰들의 파업으로 경비가 허술해진 틈을 타 약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교외에까지 번지면서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무법천지는 2001년 950억달러의 디폴트 선언에 따른 폭동 이후 경험한 적이 없는 규모라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디폴트 사태로부터 13년이 지난 가운데 현지 정부는 새로운 위기를 막을 여력이 없다. 살인적인 물가가 시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플레율은 11%미만이었다. 하지만 한 야당 의원이 밝힌 이코노미스트들의 인플레율 예상치는 28%에 달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지난 한 주에 15% 하락해 사상 최저인 7.8825페소까지 떨어졌고, 지난 1년간 35%가량 하락했다. 중앙은행은 페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1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르헨티나 정부에 최대 금융 문제는 외환 보유고 감소로 지적되고 있다. 외환보유고는 지난 3년간 44% 감소해 295억달러로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투자가들이 이미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재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국채 금리는 12.4%로 주요 신흥국에서는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