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리기태 명장의 전통연 만들기

입력 2014-01-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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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세상도 균형을 잘 잡아야 훨훨 날지

▲한지와 대나무, 실이 어우러져 하나의 전통연이 탄생한다. 리기태 명장이 다 만들어진 전통연을 실로 묶어 균형을 잡고 있다.
‘연날리기’는 우리 민족이 즐기던 민속놀이다. 섣달부터 정월 무렵까지 동네 꼬마들은 어르신들께서 만들어 주신 연에 소원을 담아 하늘 높이 날려 보냈다. 친구들끼리 연싸움을 하는 모습도 흔한 광경이었다. 설날이 아니어도 동네마다 연 날리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산업화와 핵가족 등의 영향으로 전통의 향기가 사라지면서 연 날리는 모습도 낯설어졌다.

연은 우리 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시대(서기 647년) 김유신 장군이 연을 날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려 말 최영 장군과 묵호의 난에 관한 야설에도 등장한다. 조선 후기에는 영조가 연날리기를 즐겨 구경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전통 연은 거친 닥나무 한지와 대나무로 만든 댓살 5개를 갖고 하늘 높이 띄운다. 연 표면에 붙이는 색지나 입히는 색깔 혹은 모양에 따라 구별돼 서양의 연과 비교해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우리는 연 하면 일반적으로 ‘방패연’을 떠올린다. 가운데 구멍이 있다 해서 모든 연이 방패연은 아니다. 문양별로는 꼭지연류, 반달연류, 치마연류, 박이연류, 동이연류, 초연류, 발연류, 기타연류 그리고 변형된 유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 고유의 단순한 문양을 가진 연은 연 제작자와 수집가의 시대적 감각에 맞게 좀더 아름다운 문양으로 변형된다. 그 예로 하나의 연에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진 문양이 여러 차례 반복되기도 하고 문양에 글이나, 동물 그림을 곁들이기도 한다. 전통 연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양의 변형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두 가지 공통점을 유지한 채 전승됐다.

첫째, 연은 ‘날리는 놀이’인 만큼 과학적 구조를 이룬 방패연의 형태가 유지됐다. 둘째, 우리 고유의 색채가 오색이라 인식됐기 때문에 연에 사용된 색도 주로 5가지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지와 대나무, 실이 어우러져 하나의 전통 연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세대를 초월해 흥미진진하다. 바람에 맞서지 않고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내줘 더 높이 오래 날게 하는 지혜. 이번 설에는 스마트기기 대신 전통의 멋과 문화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새해 소원을 담은 희망의 전보가 될 것이다.

리기태 명장= 50년간 전통의 향기를 지키는 이가 있다. 리기태 전통연 명장이 바로 그 주인공. 리 명장은 국내 유일의 전통 연 원형기법 보유자다. 영국 왕립식물원에 소장된 124년 된 국외 문화재인 조선시대 ‘서울연’을 최초로 발굴해 언론에 공개 자문하고 원형 복원에 성공한 것은 물론 국내로의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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