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5일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홈 경기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릴 전망이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전날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상태를 점검한 결과 잔디를 보수하더라도 생육 상황 등을 고려할 때 10월 15일 경기를 치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서울시설공단에서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보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앞서 5일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 홈 경기 이후 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며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었다. 이달 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수 아이유의 콘서트를 취소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실사에 나섰고, 이미 잔디 상태가 콘서트와 상관없이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치르기에 무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당초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좋은 잔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경기장 운영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은 2021년 10억 원을 들여 천연잔디와 인조잔디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아 관리를 이어왔다. 지난해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위한 맨체스터 시티 관계자들은 엄청난 폭우에도 완벽한 배수시설 효과를 보여준 잔디에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의 'K-팝 슈퍼 라이브' 공연이 갑작스럽게 열린 것이 화근이었다. 대형 콘서트가 계획 없이 열리게 되면서 잔디 보호 장치 없이 무대가 설치돼 잔디가 크게 훼손됐다. 행사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경기장 원상회복을 위해 예산까지 편성하며 긴급 복구에 나섰지만 잔디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잔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A매치 구장이 변경되는 결과까지 낳았다.
용인 미르스타디움은 3만7000석 규모로, 2023년에 여자 대표팀 A매치를 치른 적이 있고 현재 수원 삼성이 임시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타 구장보다 낫다는 평가다. 국제공항에서 이동 거리 2시간 이내, 150km 이내에 있어야 한다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규정 또한 충족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용인시로부터 대관 절차를 요청받았다. 조만간 AFC에도 경기장 변경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용인미르스타디움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 선수들이 훈련장으로 사용할 보조경기장 시설이 인조 잔디여서 수원 삼성이나 성남 FC의 클럽하우스를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