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이냐 몰락이냐 기로에 선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하드웨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모바일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닌텐도는 20일(현지시간) 도쿄증시에서 주가가 장중 19%나 폭락하며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닌텐도는 지난 17일 오는 3월 마감하는 2013 회계연도 영업손실이 350억 엔(약 356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닌텐도는 1000억엔 영업이익을 점쳤으나 게임콘솔 위유와 휴대용 게임기 3DS 등 회사 주력 제품의 판매 부진에 실적 전망을 낮춘 것이다.
위유의 연간 판매 전망치는 종전의 900만대에서 280만대로 낮아졌다. 3DS 판매는 1350만대로 전년보다 25% 줄어들 전망이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콘솔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휴대용 게임기 수요가 줄어든 것이 닌텐도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리처드 윈저 라디오프리모바일 애널리스트는 “닌텐도가 당장 손해를 줄이려면 위유를 포기해야 한다”며 “일본 대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들은 구조조정 속도가 매우 느리다. 닌텐도도 이 경우에 해당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마이클 패처 애널리스트는 “이와타 사장은 위유가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닌텐도의 아이콘인 젤다나 슈퍼마리오 등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이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타 사장은 거듭되는 사임 압력에도 버티고 있으며 닌텐도의 소프트웨어를 모바일기기와 다른 콘솔 등에 이식하는 방안도 거부하고 있다. 그는 17일 “사업모델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패처 애널리스트는 “닌텐도는 1500개의 자체 보유 게임타이틀 중 1년에 10개만 모바일기기에 이식하고 타이틀 당 5~10달러의 가격을 부과하면 된다”며 “닌텐도의 핵심 고객들을 감안하면 이들 게임은 최소 5000만장 이상 팔릴 가능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렇게만 해도 닌텐도는 매년 25억~50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며 “또 하드웨어 제조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게임전문 정보사이트 VG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닌텐도의 3DS용 소프트웨어는 포켓몬스터X/Y가 938만장, 슈퍼마리오3D랜드가 920만장 각각 팔리는 등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