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현직 경제수장들이 15일 한 자리에 모였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강남 한 호텔에서 재무부(사공일, 정영의, 이용만), 경제기획원(이승윤), 재정경제원(홍재형), 재정경제부(이규성, 강봉균, 진념, 전윤철, 이헌재), 기획예산처(김병일), 기재부(강만수, 윤증현)의 전직 부총리·장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1960년에는 79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국민소득이 이제 2만5000달러를 바라보게 됐다”며 “정부는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4만 달러를 바라보는 경제, 고용률 70% 경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국제통상 질서의 재편 등 변화 흐름이 거세고 저출산·고령화, 공공부문의 비효율처럼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가로막는 걸림돌도 산적해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석유 파동,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은 선배님들의 경험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나간 과거를 본받아 다가올 미래를 열어간다”는 ‘중용(中庸)’의 서문 문구 ‘계왕개래(繼往開來)’를 언급, “지금의 우리 경제를 일구어 냈던 선배들의 지혜, 열정을 귀감삼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다시 한 번 ‘대도약(퀀텀점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선 ‘경쟁과 개방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지금 경쟁과 개방의 원칙이 유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부문이 공공기관과 서비스산업”이라며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경쟁과 개방을 전 부문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철도노조 파업 사태를 보더라도 철도는 대한민국 국민의 철도이지 노조의 철도가 아니다”라며 “의료 부문의 파업 논란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윤 전 재무부 장관은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놓기로 한 건 국민에게 정부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확실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도전”이라며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3개년 계획이 성공하려면 국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국민에게 경제 현실을 소상히 알리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멘토로 불렸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역시 “기재부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 3개년 계획이 잘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오석 경제팀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지금 경제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위기라고 봐야 한다”면서 “성장률을 0.1~0.2%포인트 더 올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체질을 개선을 하느냐 마느냐의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건전재정포럼을 만든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 정부가 적자예산을 편성한 것과 관련, “이번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서 빚을 늘렸는데 국가가 자꾸 빚을 늘리면 좋지 않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지금 우리는 무엇을 정상화시켜야 하는지 다 알고 있다”며 “결국 실천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