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이 오는 3월 외국인투자촉진법 시행을 앞두고 1조원 규모의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울산아로마틱스(UAC)에서 6월경 파라자일렌(PX) 양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일본 석유화학업체 JX에너지와 울산아로마틱스의 PX 공장 합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50대 50으로 PX 공장에 총 9600억원을 투자한다. 합작 공장에서는 연간 2조2000억원 규모의 파라자일렌 100만톤, 벤젠 60만톤을 생산한다. PX는 합성섬유(폴리에스터)와 페트(PET)병을 만드는 데 쓰이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원료다.
SK종합화학의 이번 합작 투자가 급물살을 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외촉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지분을 100% 보유한 경우에만 증손회사 설립이 가능해 이번 합작에 어려움을 겪은 것.
그러나 SK종합화학은 외촉법 통과로 손자회사가 외국인과 합작 투자 시 지분 조건이 완화돼 이번 합작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개정된 외촉법에 따르면 손자회사의 경우 합작 증손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외국인도 30% 이상의 지분만 보유하면 된다.
이에 따라 SK종합화학은 애초 3분기로 예정된 제품 양산 시기를 6월로 앞당겼다. 현재 공사 진척도는 80% 수준으로, 오는 3~4월 물리적 준공을 마치고 시험 생산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공장 정식 가동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 사전 심의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승인 단계가 남아있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외촉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PX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며 “양산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종합화학은 일본 미쓰비시케미칼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오는 2016년까지 울산에 연산 16만톤 규모의 아크릴산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크릴산은 페인트, 접착제 등 정밀화학 제품의 원료다.
SK종합화학이 아크릴산 생산에 나설 경우 석유화학제품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차화엽 사장은 “미쓰비시와 아크릴산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해당 팀에서 (관련 사안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