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STX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관계자는 “STX의 자율협약이 체결되는 대로 전문경영인 선임 작업에 착수해 2월에 새 CEO를 취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4일까지 채권은행으로부터 자율협약 체결 동의서를 모두 받을 예정”이라며 “이후 본격적으로 STX와 자율협약 체결안을 놓고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협약 체결 조건은 강 회장이 물러날 것을 전제로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애초 산업은행은 지난 8일까지 우리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다른 채권은행의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채권은행이 ‘시간이 촉박하다’며 동의서 제출 연장을 요청했고 동의서 취합은 이번 주로 미뤄졌다. 현재는 채권은행 2곳의 동의서 제출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실상 STX의 새로운 CEO 선임을 위한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체결 시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전문경영인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 뒤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가능하다. 채권단 동의가 이뤄지면 ㈜STX는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에 이어 자율협약을 체결,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게 된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의 샐러리맨 성공 신화도 막을 내리게 됐다. 1973년 쌍용양회에 입사한 그는 1998년 IMF 외환 위기의 여파로 외국 자본에 넘어갔던 쌍용중공업을 사재 20억원과 펀드 자금을 통해 2001년 인수, 지금의 STX를 일으켰다. 이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과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을 잇따라 사들이며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속하게 외형을 키웠고 재계 서열 13위 그룹으로 STX를 부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