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CBS 김미화의 여러분’을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할 의지를 내비쳤다.
방통위 방송기반총괄과 김동철 과장은 9일 이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판결문을 받아보고 결정할 사안이다”면서도 “판례가 남는 만큼, 하급심 판단보다는 상급심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해 항소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하루 전인 8일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판사 조용구)는 CBS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재심결정 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하게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2년 1월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와 선대인 경제전략연구소장 등이 출연해 축산·부동산 등 정부의 각종 정책을 비판한 것을 두고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CBS는 “이 방송 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출연해 25분동안 정부 정책을 홍보할 기회를 줬다”며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결국 CBS는 2012년 7월 “언론의 비판기능이 침해될 수 있다”며 방통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해당 시사 프로그램은 뉴스라기 보다는 해설이나 논평에 가깝다고 공정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CBS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부가가치세 인상’과 관련한 출연자의 발언이 위반사유에 포함되더라도 이는 부가가치세 징수대상을 확대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김미화의 여러분’이 토론 형식이 아닌 일방의 견해를 듣는 시사 프로그램인 점, 내용이 당시 한우 가격 폭락과 한미FTA 를 앞두고 농민의 불만이 누적되고 축산전문가들도 정부대책을 요구하던 상황이어서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들며 “해당 프로그램이 공정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판결문 배송이 판결 후 통상 1주일 뒤에 이뤄지고 2주일 이내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통위의 항소여부는 늦어도 이달 말에는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