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출신 인재들이 이끌어나갈 전망이다. 올해 석유화학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각자의 기업들을 안정적으로 경영한 공적을 인정받으며 최근 진행된 임원인사에서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기업별로 진행된 석유화학업계 임원인사에서 서울대 화공과 출신 인재들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LG화학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도 서울대 화공과 출신을 2명이나 승진시키며 눈길을 끌었다. 최고경영자(CEO)인 박진수 부회장(61)과 기술연구원장인 유진녕 사장(56)이다.
LG화학은 김반석 부회장(64)의 뒤를 잇는 서울대 화공과 학맥이 강력하기로 유명하다. LG화학에서만 15년 이상 석유화학분야를 맡아온 박진수 부회장은 지난해 말 김반석 부회장에 이어 LG화학 CEO 자리를 이어받은 지 1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LG화학에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함께 승진한 유진녕 사장도 서울대 화공과 출신으로 LG화학의 연구개발(R&D)를 전담하고 있다. 2005년부터 기술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며 정보전자소재 분야 핵심기술 및 제품 개발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토탈에서도 서울대 화공과 출신 윤영인 전무(51)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부터 삼성토탈 대산공장장을 맡으며 현장감을 키워왔다는 평가다. 같은 서울대 화공과 출신인 손석원 사장(60)과 함께 향후 삼성토탈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
이번에 승진하지 않았지만 실세로 거론되는 서울대 화공과 출신 CEO도 많다. 삼성토탈 손석원 사장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62), 한화케미칼 홍기준 부회장(63)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화학공업 집중 육성시기인 1970년대에 많은 인재들이 서울대 화공과에 몰렸고 이들이 최근 주요 보직에 오르면서 하나의 핵심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은 승진 등 좋은 일이 있으면 경쟁사 CEO라도 인사를 돌리는 등 끈끈한 정을 자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