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STX다롄을 중국 현지업체가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중국내 현지업체 인수가 불발될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 내부에서 STX다롄을 빨리 털어버리고 회생을 결정한 국내 계열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채권단과 자율협약 중인 STX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1조8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STX다롄의 경우 사실상 중국업체인 만큼 현지 채권단이 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에서는 담보설정은 회사와 은행 간에 이뤄지더라도 외환 당국에 신고와 허가를 받아야 인정되는데 국내 채권단은 이 과정을 생략했다. 이에 국내 채권단이 STX다롄에 지원한 자금 1600억원의 회수는 어렵게 됐다.
STX다롄은 이미 자본잠식 상태로 STX가 투자한 자금가치가 증발한 상황이다. 국내 채권단이 이미 지원한 자금도 회수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이에 산업은행 측도 STX다롄에 대한 청산 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청산 결정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STX 국내 계열사들이 지급보증한 7500억원을 채권단이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중국내 현지업체 인수자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계속 유지할 수 없어 청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채권단이 STX다롄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데다 중국 채권단이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편 최근 산업은행은 STX조선 채권금융기관들은 회의를 열고 기존에 결정했던 2조7000억원 외에 1조8000억원가량을 추가로 지원할지 여부를 논의했다. STX조선이 저가 수주 후 건조 능력이 되지 않는 선박 수주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까지 밀려 들면서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채권단 일부는 “이미 적지 않은 자금지원을 한 상태에서 추가로 드러난 부실까지 해소하라는 것은 채권단 부담만 가중 시키는 것”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