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 당시 수화(手話) 통역을 맡은 흑인 남자가 자신이 정신분열증세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탐상아 잔키스(34)는 자신이 정신분열증세를 앓고 있으며 지난 10일 추모식장에서 수화 통역을 할 당시 환청이 들리는 등 환각 증세를 경험했다고 말한 것으로 일간지 프리토리아뉴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수년 전에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잔키스는 설명했다.
그는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었으나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무대에서 환각 증세에 시달릴 때 수화 통역에 지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잔키스는 이날 또 다른 현지 언론 EWN에 자신이 정신분열 증세를 앓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다만 자신은 자격을 갖춘 수화통역사이며 자신이 한 수화통역을 엉터리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랫동안 그리고 많은 대규모 행사에 참여해 수화 통역을 했지만 불만이 제기된 적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와 관련, 여성·청소년·장애인부 헨드리에타 보고파네-줄루(여) 부장관은 언론브리핑을 통해 만델라 추모식에서 수화 통역사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숙달된 통역사를 확보하지 못한 점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부장관은 이어 그 통역사가 분위기에 압도돼 현지 흑인 언어인 코사어를 영어로, 다시 이를 수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당시 추모식에서 관련 규정대로 제2의 통역사가 있어야 했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뉴스통신 사파가 전했다.
또한 탐상아가 소속된 회사가 과거 수준 이하의 수화 통역 서비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부장관은 그러나 탐상아가 소속된 회사를 어느 부처에서 정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날 콜린스 차바네 대통령실 장관이 발표한 대로 여러 부처가 연관돼 있으며 이에 대한 진상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반복했다.
남아공 정부는 전날 '가짜 수화' 파문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으나 오는 15일로 예정된 만델라 장례식 준비 등으로 아직 조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잔키스는 지난 10일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요하네스버그 소웨토 FNB 경기장에서 열린 만델라 공식 추모식에서 수화 통역을 맡았으나 그의 손짓이 전혀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며 청각장애인들이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