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박병호의 연봉은 2억2200만원이었다. 올해 대비 127.3%가 인상된 연봉을 받는 셈이다. 2012년 그의 연봉은 62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정규시즌 홈런, 타점, 장타율 등 타격 부문 3관왕을 차지했고 최우수선수(MVP)와 함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구단은 이 같은 박병호의 맹활약에 올해 그에게 2억 2000만원의 연봉을 안겨주었다. 무려 254.8%의 기록적인 인상률이었다.
2005년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할 당시 박병호는 계약금 3억3000만원에 연봉 2000만원을 받았다. 첫 시즌 79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0 3홈런 21타점에 그친 그는 2006년 48경기에서 타율 0.162 5홈런, 13타점의 그저 그런 성적을 남긴 뒤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유망주 꼬리표를 떼는 듯 보였지만 2008년 전역 후 LG로 되돌아 온 후 여전히 성장하지 못했다. 2009년 타율 0.218 9홈런, 25타점으로 여전히 기를 펴지 못한 박병호는 해를 넘겨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오랜만에 대타로 타석에 나서면 삼진으로 물러나거나 범타로 물러나곤 했다.
결국 그는 2011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 31일 심수창과 함께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다. 당시 반대 급부로 LG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김성현과 송신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박병호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당시 넥센 감독이었던 김시진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중심타자로 꾸준히 중용됐고 2011년 잔여 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고 51경기에서 타율 0.265, 12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12년 홈런, 타점, 장타율 등 타격 부문 3관왕에 오른 박병호는 급기야 올시즌에는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정규시즌 MVP를 2년 연달아 수상했다. 지난 해 연말과 올해 연말 연이어 각종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를 휩쓸고 있는 것은 물론 골든글러브 2년 연속 수상도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프로야구 입문 9년만에 국내 최고의 타자 반열에 오른 셈이다.
물론 연봉 15억원을 받는 김태균(한화 이글스)을 비롯해 몇몇 자유계약선수(FA)들이 박병호 이상의 연봉을 받지만 박병호는 FA나 외국 생활을 접고 복귀한 선수가 아닌 순수한 재계약 선수라는 점에서 이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