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효성 부회장 “낙관주의자는 죽고 현실주의자가 살아남는다”

입력 2013-12-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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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CEO레터 통해 임직원들에 ‘스톡데일의 역설’ 강조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스톡데일의 역설’을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낙관주의를 버리고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자는 당부다.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그룹 분위기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자는 주문이다.

이 부회장은 3일 ‘CEO레터 12월호’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 것은 어려운 과정을 앞에 두고 걱정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막연한 낙관주의자의 시각이 아니라 일이 되는 방향을 찾아 노력하는 긍정주의자의 자세”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스톡데일의 역설’을 예로 들었다. 스톡데일의 역설은 역경에 처하게 됐을 때 그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 조만간 일이 잘 풀릴 거라고 낙관하면 무너지고 만다는 ‘희망의 역설’을 뜻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하노이 포로수용소에서 8년 동안 수감됐던 스톡데일 미 해군 3성 장군이 “막연한 희망을 품은 낙관주의자와 희망을 잃은 비관주의자는 수용소 생활을 견디지 못했다”고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이 부회장은 “스톡데일의 역설에서 보면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되 살아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버텨내려 노력한 사람들이 결국 끝까지 남았는데, 이들을 실천하는 긍정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도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되 이를 이겨내고 더욱 성장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스톡데일의 역설에 대한 강조는 효성이 최근 검찰 수사 등 역경에 처한 상황에서 근거 없는 낙관보다 현실에 정면 대응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근 효성은 이 부회장은 물론 조석래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조현준 사장, 조현문 전 사장 등이 배임 및 횡령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등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다. 조만간 조 회장까지 검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어서 그룹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를 ‘다사다난’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그는 “올해는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배울 것도 많았고 여러 모로 한 걸음 성장하기도 했던 의미 있는 한 해였다”며 “내년은 ‘백년기업 효성’을 향한 우리의 의지와 실력을 시험해보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니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역할에 전담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효성이 거둔 가장 큰 수확으로는 탄소섬유와 폴리케톤을 꼽았다. 이 부회장은 “올해 회사의 사업 중 가장 큰 수확을 꼽아보자면 전주 탄소섬유공장 준공과 세계 최초의 폴리케톤 상용화 성공”이라며 “두 사례 모두 우리 회사가 창립 이래 꾸준히 추구해온 기술경쟁력 강화 노력의 결실”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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