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3일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했다면 정치가 현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경남대학교 인문관에서 ‘독일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본다’ 주제의 강연에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 문제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빌리 브란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묵념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손 고문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며 넘어갈 수 있었지만 빌리 브란트는 나치 독일 희생자들에게 사과했다고 언급하며 “전직 대통령이 한 거지만 내가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이니까 ‘국가기관 선거개입이 잘못됐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사과한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그랬으면 우리 정치가 꼬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극도의 분열, 대결의 정치로 가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통합의 정치로 갈 것인지가 큰 숙제”라며 “지금은 끝간 데 없는 정치지만 통합의 정치로 가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불신의 늪에 빠져서 반사 작용으로 안철수 현상도 나오기도 했다”면서 “야당이 여러 가지 부침이 있고 당명이 개정됐고 그랬지만 야당 60년 전통은 그대로 이어져 왔고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자기 혁신과 개혁이 들어갈 것이고 단지 정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국민의 눈으로 우리는 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