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업계의 보유 현금이 급증하면서 인수·합병(M&A)시장의 활황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모투자컨설팅전문업체 프레킨은 사모펀드업계의 투자예비자금인 ‘드라이파우더(dry powder)’ 올해 7890억 달러(약 836조3400억원)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사모펀드업계의 투자예비자금은 지난해까지 4년 간 감소했다.
사모펀드업계의 M&A가 가장 활발하던 지난 2007년 투자예비자금 규모는 7690억 달러였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사모펀드의 M&A는 70% 감소해 투자예비자금이 829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톰슨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2007년 7690억 달러 규모의 M&A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3100억 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사모펀드업체 해밀턴레인은 “자금조달 규모가 증가하고 M&A 거래가 줄면서 투자예비자금이 연말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모펀드의 투자예비자금 확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M&A시장이 위축하면서 업계가 투자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을 좇는 기관투자자들이 올들어 사모펀드로 몰리면서 투자예비자금이 증가했다고 해석했다.
사모펀드들은 2008년 금융위기 후 리파이낸싱과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더욱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워버그핀커스 CVC캐피탈파트너스 칼라일 실버레이크 등 사모펀드들은 각각 1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고 FT는 덧붙였다.
마리오 지아니니 해밀턴레인 최고경영자(CEO)는 “2013년은 자금조달 규모가 4번째로 클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의) 높은 수익률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업계는 올들어 2790억 달러를 조달해 이미 지난해 조달한 자금 규모를 웃돌았다고 프레킨은 전했다. 이는 2007년과 2008년보다 40% 적은 것이나 사모펀드업계는 2000억~3000억 달러 규모의 ‘비공식적’인 공동투자자본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업계의 자금이 과도한 수준을 나타내면서 자산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밥 브라운 어드벤트 이사는 “미국과 유럽의 우량 자산 가격은 최고 수준”이라면서 “대출이 가능하고 자금조달이 활발해지면서 투자자들은 투자를 더 늘리려하고 있다 ”고 말했다.
※리파이낸싱(refinancing): 재융자. 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차입하는 것.